‘R’에 이어 ‘Y’공포에 아시아증시 미끌, 삼성전자 5만전자 위기

입력 2024-09-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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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과 삼성전자 주가 추이
▲엔달러 환율과 삼성전자 주가 추이

11일 ‘Y(일본 엔화)’의 공포가 국내 주식시장을 덮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0% 하락한 2513.37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은행(BOJ)의 금리인하 관측이 나오면서 엔화 강세를 보인 여파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이어 그야말로 국내 증시는 ‘좌불안석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다.

외국인 1조 팔자, ‘엔’공포 재연될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어닥친 여러 공포가 수면을 오르내리는 분위기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장중 140엔이 위협받았다. 일본은행 나카가와 준코 심의위원이 이날 혼슈 동북부 아키타시에서 열린 경제·금융 간담회에서 경제·물가가 안정적으로 오를 경우를 가정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발언한 게 엔화를 자극했다. 일본 금융 전문가는 나카가와 위원 발언에 대해 “매파(통화긴축 선호) 톤으로 언급해 시장에서는 연내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새삼 의식되고 있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나카가와 위원의 발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외국인이 1조 원 넘게 팔아치운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3조 원이 날아갔다. 삼성전자는 1.96% 하락하면서 6만4900원에 마감했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도 휘청였다. 일본 닛케이225와 대만의 가권(자취안) 지수가 각각 1.49%, 0.16%씩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증시도 엔화에 반응했다.

시장참여자들은 향후 엔화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발 ‘R’의 공포가 수면에 있는 상황에서 엔화 강세로 ‘엔 캐리 트레이드(값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 청산이 다시 증시 하락세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미 ‘빅컷’여부가 전환점

분수령은 17~1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빅 컷(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에 나선다면 ‘엔 캐리 트레이드’ 공포가 재연될 수 있다. 빅컷은 달러 약세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의 금리인하 정도와 그 직후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거치면서 다시 한번 엔화 변동성 확대와 엔 캐리 청산 움직임이 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력과 유동성 변화의 가속도는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도 달러 약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자벨라 로젠버그 골드만삭스 통화 담당 애널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동참하면 달러화 가치가 지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분간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감은 높은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는 9월 ‘글로벌 주요 리스크’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새로 편입했다. 김위대 경제리스크분석부장은 “추가적인 미·일 금리차 축소와 엔화 강세 등이 예상돼 피투자국(엔화를 빌려 투자한 국가) 자산시장에서의 포트폴리오 조정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제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지표상 집계치보다 클 수 있어, 50% 이상 청산 주장은 다소 과장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과거 캐리 트레이드 청산 구간만 보면 외국인 수급은 악화했다. 급진적 청산이 이뤄진 시기는 1차(1998년 10월), 3차(2008년 8월), 5차(2020년 6월)다. 완만한 청산이 이뤄진 시기는 2차(2002년 2월)와 4차(2016년 1월)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하락시 외국인 매도 주체 비중은 2차 65.4%, 3차 85.7%, 4차 94.7%, 5차 88.9%에 달했다. 주가 상승시기에도 외국인 매수 비중은 27%~34%대로 낮았다.

2일과 5일 ‘블랙 데이’기간도 과거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시기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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