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친위대’ 정당, 오스트리아 총선 승리…유럽 극우 열풍

입력 2024-09-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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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래 처음
반이민ㆍEU, 친러 성향
국민당과 연정 가능성 촉각

▲29일(현지시간) 총선 출구조사를 듣고 헤르베르트 키클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가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빈/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총선 출구조사를 듣고 헤르베르트 키클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가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빈/로이터연합뉴스

나치 계열의 극우 자유당이 29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승리했다. 고물가와 이민자에 대한 불만으로 유럽에서 잇따라 극우 정당이 득세함에 따라 주목된다.

BBC방송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이 28.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칼 네함머 총리가 견인하는 중도 보수 성향의 국민당 득표율은 26.3%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도 좌파성향의 사회민주당이 21.1%로 그 뒤를 이었다.

자유당은 183석의 의회에서 약 5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며, 국민당은 52석, 사회민주당은 41석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스트리아에서 극우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키클 자유당 대표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자유당은 195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친위대 ‘SS’의 장교들이 창당한 극우 정당이다. ‘오스트리아를 게르만족의 요새로 만들겠다’며 초대받지 않은 외국인의 재이민을 주창, 국경을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반이슬람ㆍ친(親)러시아 성향을 보이며, 일각에서는 자유당의 집권 시 유럽연합(EU) 탈퇴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번 극우정당의 승리는 높은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시기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 등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자유당은 1위를 차지했지만 2위와는 점유율이 2%포인트(p) 정도에 불과하다.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연정을 위한 파트너가 필요하다. 전직 내무부 장관이자 2021년부터 자유당을 이끌어 온 오랜 선거 전략가인 키클 대표는 총리가 되기를 원한다.

문제는 현재 네함머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을 제외하고는 모든 정당이 자유당과의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네함머 총리는 자유당과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고 있지만, 키클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유당이 연정하기 위해서는 키클 대표를 버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오스트리아 총선 결과는 최근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스위스, 핀란드 등 유럽 주요국에서 극우 세력이 속속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EU의 온정주의적 난민 정책으로 테러와 범죄가 빈발하고 노숙자가 넘치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된 것이 주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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