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구멍가게 ‘보스맨’ 생존비법은 크리스마스 ‘산타 동굴’

입력 2024-12-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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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매점, 택배 서비스 도입으로 활로 찾아
3만5000여곳이 서비스 다양화로 생존하게 돼
현금 입금, 보험금 수령 등 서비스 확대 추세도

▲10월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호의 한 할로윈 테마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소호(영국)/AP뉴시스
▲10월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호의 한 할로윈 테마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소호(영국)/AP뉴시스

영국 사우스런던에 위치한 작은 소매점 덴마크힐푸드앤와인 매장 안에는 약 250개의 소포가 가득 찼다. 하루 오전에만 쌓인 양으로, 오후 1시까지 250개가 더 들어올 예정이다. 매년 12월이 되면 ‘보스맨’이라는 속어로 불리는 영국의 작은 소매점들은 ‘산타의 동굴’로 모습을 바꾼다. 연말 택배 서비스를 겸하면서 쇠락을 피하는 전략이라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분석했다.

영국에서도 우체국과 은행이 점포와 택배 서비스, 현금인출 등의 업무를 줄이면서 골목마다 위치한 보스맨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택배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가게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업체만 3만5000곳이다. 택배 배송업체 에브리(Evri)의 경우 현재 연간 전체 배송의 22.5%에 해당하는 1억8000만 개의 소포를 작은 소매점을 통해 배송한다.

택배 서비스는 크리스마스뿐 아니라 앞으로도 소비자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루미나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작은 소매점을 방문하는 횟수가 늘고 있으며, 이들이 골목 가게에서 소비하는 규모도 함께 커지는 추세다.

작은 소매점을 통한 택배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우체국의 경우 수백명의 우체국 집배원이 절도 혐의로 기소되기도 하고, 하루에 매우 짧은 시간 안에만 소포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서비스 문제가 지적돼왔다. 그러나 보스맨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뿐 아니라, 도난 문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은 택비 서비스 외에도 현금 거래와 보험금 수령 등의 서비스까지 도입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 인터넷전문은행 몬조(Monzo)는 작은 소매점과 협력해 영국 전자결제업체 페이포인트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나 현금을 입금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금 수령도 가능하도록 한 골목의 가게가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는 선불 가스 및 전기 계량기를 사용하는 가구가 약 400만 정도로, 7가구 중 한 가구는 미리 결제한 양의 에너지를 다 사용하면 다시 재충전해야 한다. 골목 가게에서는 이같은 서비스 역시 제공하고 있다.

보스맨은 영국 사회 변화에 맞게 변모해왔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1950년대 처음 대형 슈퍼마켓이 등장했을 당시 작은 상점들이 위태로워지기도 했지만, 이민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되면서 명맥을 유지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프리티 파텔 전 내무장관 같은 인재가 보스맨 집안에서 나와 영국식 ‘개천용’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최저임금과 보험료 인상 등으로 보스맨의 생존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크리스마스 당일 보스맨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이라며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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