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최소 87명 사망 또는 실종”...이스라엘 “과장된 규모” 반박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아 신와르 제거 이후에도 가자지구를 또 공습에 나섰다. 신와르 사망을 계기로 제기됐던 휴전 기대감이 흔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전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등을 공격하면서 최소 87명이 사망하거나 숨졌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부상자도 40명이 넘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통신 문제가 발생해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스라엘 국경 부근에서 이스라엘 군사작전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부는 성명에서 “피해자들은 여전히 잔해 속에 파묻혀 도로 위에 있으며, 구급대와 시민 응급구조대가 그들에게 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도 추가 병력을 투입해 공격을 이어나가면서 자발라야 난민촌에서는 적어도 33명이 숨졌고 중부 자와이다의 주택과 마그하지의 난민촌 등에서도 5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17일 신와르 제거를 공식 발표했지만, 여전히 가자지구 북부를 중심으로 곳곳에 공격을 이어가면서 전투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토르 베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에서 끊임없는 이스라엘의 공격과 점점 더 약화하는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서 끔찍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며 “민간인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질은 석방돼야 하고, 팔레스라인인의 피난은 중단돼야 하며, 민간인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측은 이번 공격과 관련해 자체 초기 조사 결과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힌 인명피해 규모가 “과장된 것으로 군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이트 라히야 공격에 대해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는 4만2603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