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상속세율 수준 높다 76.4% > 낮다 14.8%
상속세 완화 긍정 73.4% > 부정 19.0%
10명 중 8명은 정부 개편안 찬성…이중 절반은 "개선 필요"
대다수의 국민이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높은 수준이고, 상속세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년간 유지된 상속세제가 소득·자산 상승 등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세 부담이 기업과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본 것이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상속세 개편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4%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이 높은 수준(매우 높음·다소 높음)이라고 답변했다. 낮다(다소 낮음·매우 낮음)고 답한 비중은 14.8%에 불과했다.
상속세 최고세율의 적정 수준을 질문에는 86.4%가 현행 최고세율인 50%보다 낮은 수준을 선택했다. 최고세율 20~30% 수준이 적정하다는 응답 비율이 26.5%로 가장 높았다. 10~20%는 24.9%, 0~10%는 15.6% 순으로 나타났다. 상속세 최고세율 적정 수준의 전체 응답자 평균은 27.3%다.
응답자의 73.4%는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을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로는 △소득세와의 이중과세 부담 과도(40.3%) △오랫동안 미개편된 과세체계가 소득·자산 가격 상승을 미반영(29.3%)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의 원활한 승계를 저해해 경제의 고용·투자 손실 초래(13.2%) 등을 꼽았다. 상속세 완화에 부정적이라는 응답 비율은 19.0%였다.
한경협은 "일반 국민이 상속세 완화가 단순히 개인의 불합리한 세 부담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기업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62.8%는 '상속세를 완화하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고, 54.9%는 '현행 상속세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상속세 완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 응답자 비중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1분위 64.0% △2분위 74.6% △3분위 74.5% △4분위 74.1% △5분위 78.5%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중산층 이하인 소득 1~3분위의 답변 결과에 주목하면서, 상속세가 더 이상 부유층만이 납부하는 세금이 아니라 중산층도 납부하는 세금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자리 잡혔다고 분석했다.
9월 국회에 제출된 정부의 상속세제 개편안에 대해선 응답자의 52.9%는 '방향성에 동의하나 개선·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개선 보완 과제로는 △과세표준 추가 조정(29.6%) △세율 추가 인하(24.2%) △배우자 공제 확대(19.4%) 등이 제시됐다.
'개편이 잘 이뤄졌고, 이대로 통과되길 바란다'고 답변한 비중은 26.5%였다. 통과를 반대하는 응답은 10.1%에 불과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국은 1999년 개편된 상속세제가 24년간 그대로 유지되어 온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세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됐다"며 “상속세율 인하 등 현실에 맞는 개편을 통해 민간 경제 활력 제고와 위축된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