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열정 강한 사람은 ‘불면증’도 피해간다

입력 2024-11-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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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장기적 목표에 대한 끈기와 열정’ 그릿(GRIT)과 불면증 연관성 밝혀

▲윤창호(왼쪽)·김재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윤창호(왼쪽)·김재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그릿(GRIT)이 강할수록 불면증의 발병률과 중증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릿은 장기적 목표에 대한 끈기와 열정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윤창호·김재림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인 수면-두통 연구설문’을 통해 수집한 2500여 명의 데이터를 회귀 분석해 그릿과 불면증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는 세계수면의학회 공식 학술지인 ‘슬립 메디슨(Sleep Medicine)’에 게재됐다.

불면증은 쉽게 잠에 들지 못하고,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깨는 등 수면의 질이 크게 낮아지는 질환이다. 성인 3명 중 1명이 겪는다고 할 정도로 흔하며, 방치하면 정신 질환, 심장 질환, 당뇨병,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다.

과거 불면증 치료는 수면제와 같은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약물 치료에 앞서 수면을 방해하는 생각, 행동, 습관 등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를 먼저 고려하도록 권고된다. 단순 약물치료만으로는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고, 의존성 및 내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불면증을 유발하는 환자의 특성을 더욱 깊게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맞춤형 인지행동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불면증 치료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심리적 특성은 불면증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며, 후천적으로 교정할 수 있어 인지행동치료에 반영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그릿은 △근성 △끈기 △대담성 △회복 탄력성 △야망 △성취욕 △성실성 등의 심리 요소로 구성된다. 그릿 점수가 높을수록 좌절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일관적으로 성취 실현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는 경향이 강하다.

▲그릿(GRIT) 점수가 높을수록(그래프 오른쪽으로 갈수록) 불면증 유병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그릿(GRIT) 점수가 높을수록(그래프 오른쪽으로 갈수록) 불면증 유병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전체 응답자의 평균 그릿 점수는 3.27점(5점 만점)이었으며, 1.5점 이상 2.0점 미만의 최하 구간에서 불면증 호소 비율은 75% 수준으로 높았다. 반면 3.5점 이상의 상위 구간에서 불면증 비율은 9.3%(3.5점 이상 4.0점 미만), 8.5%(4.0점 이상 4.5점 미만), 0.0%(4.5점 이상)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그릿 점수는 불면증의 중증도와도 역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릿 점수가 1점 증가할 때마다 불면증을 호소할 확률이 60% 감소하고, 수면 질 저하를 겪을 확률도 45%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그릿 특성은 학업 및 직업적 성취와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릿이 수면의 질을 높이고 불면증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윤 교수는 “그릿은 우울증 등 불면증을 유발하는 요인에 대해 완충 작용을 하고, 압박·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우리 몸의 대응력을 강화해 불면증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연구 결과에 따라 불면증 치료 시 환자의 그릿을 평가하고, 이를 함양할 수 있는 치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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