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무역적자‧에너지 등에 대해 논의”
트뤼도 “함께 할 일 기대한다”고만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직접 찾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북·미 무역전쟁을 피하려는 시도로 트럼프 자택을 방문해 전날 만찬을 함께 했다.
트뤼도 총리는 전날 만찬장을 떠나면서 취재진에 “좋은 대화였다”고만 밝혔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입장문을 올리고 나서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찍은 만찬 사진을 올리면서 “저녁 식사에 감사하다. 우리가 함께 할 일을 고대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캐나다가 함께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미국 남부 국경을 가로지르는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들의 흐름, 에너지와 북극, 미국 근로자들을 위기에 빠뜨리지 않는 공정한 무역 거래, 미국의 캐나다에 대한 막대한 무역적자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르텔을 통해 마약류가 미국 사회에 퍼지는 현상과 중국에서 유입되는 펜타닐 등으로 미국 시민이 희생되는 상황을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뤼도 총리도 끔찍한 미국 가정 파괴를 끝내는 데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 관세 관련해 어떤 언급이 나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의 입장문은 마약과 펜타닐이 초래하는 위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전 팜비치 호텔을 나서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관세 문제를 논의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뤼도가 트럼프를 직접 찾아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관세라는 평가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25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 행정명령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하고, 회동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을 만난 것은 트뤼도 총리가 처음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말한 주제 중 에너지에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이 중단시킨 캐나다·미국 송유관 건설 사업인 ‘키스톤 XL 프로젝트’ 재개 문제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3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 회동에는 캐나다 측에서는 국경 문제를 총괄하는 도미닉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과 케이시 텔퍼드 총리 비서실장이 동석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2기 내각 내정자들이 함께했는데,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내정자, 더그 버검 내무장관 지명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