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당국에 지정 신청…이르면 내년 인가
교보·현대차·우리투자證, 자본 ‘3조’ 향해 잰걸음
대신증권이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청을 마친 가운데 다른 증권사도 종투사 진입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등으로 중소형 증권사 수익 다각화가 절실해진 가운데, 종투사를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했다. 3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기자본 3조 원을 채운 후 약 반년 만이다.
대신증권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종투사로서 새로 출범할 예정이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가 각각 △자기자본 △내부통제 △대주주 적격성 등을 심사해 의결을 거치는 과정이 남아있다.
대신증권이 인가를 받으면 국내에서 10번째 종투사가 된다. 현재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9곳이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헤지펀드에도 자금을 대출해줄 수 있어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한정적인 만큼 IB분야에서 수익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질 수 있다.
10호 증권사 출범이 가시화된 만큼 다른 증권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3조 원에 다가가고 있는 증권사는 △교보증권(1조9729억 원) △한화투자증권(1조6510억 원) △신영증권(1조6047억 원) △유안타증권(1조5761억 원) △현대차증권(1조2931억 원) △아이엠증권(1조2138억 원) △IBK투자증권(1조2045억 원) △BNK투자증권(1조1774억 원) △우리투자증권1조1543억 원) 등이다.
현대차증권도 지난달 자본 확충을 통해 종투사 준비에 한걸음 다가섰다. 현대차증권은 이사회에서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이중 절반을 차세대 원장시스템 도입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자본 경쟁력 열위로 대형 증권사와 실적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증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교보증권도 종투사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증권은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씩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몸집을 키웠다. 교보증권은 2029년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올해 8월 출범하며 2029년 안에 자기자본 3조 원 돌파해 종투사로 전환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종투사 진입하려는 이유는 수익원 확보 차원이다. 중소형 증권사는 그간 부동산PF 수익 비중이 높았는데 관련 시장이 침체하면서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 후 신용도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9개 종투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약 3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 가량 늘었다. 반면 종투사가 아니면서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9곳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9.8% 감소했다.
향후 자본확충 속도가 종투사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 3조 원이라는 기준을 턱걸이로 도달하는 게 아닌, 장기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지를 금융당국이 엄밀하게 보고 있다”며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등도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