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채운 CJ바이오사이언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성과 낼까

입력 2024-12-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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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2-10 17:4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CJ바이오사이언스가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며 사업 확장을 위한 기지개를 켰다. 임상을 진행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이 실탄 확보를 기회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모회사이자 최대주주인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전날 총 400억 원(395만2960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은 대주주로서 책임을 강화하고, CJ바이오사이언스는 신약 개발을 위한 자본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2009년 설립된 천랩을 2021년 10월 인수하고 CJ바이오사이언스로 재출범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에 손을 뻗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치료제와 진단을 포함한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23년 2억7000만 달러 규모로 추산됐으며, 2029년까지 연평균 31.1% 성장해 13억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발효식품에서 분리된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란 생균을 활용해 개발 중인 경구용 면역항암제 ‘CJRB-101’이다. 암세포 사멸에 중요한 M1 대식세포의 활성화와 비중을 증가시키고 NK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 등의 활성화를 촉진해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CJ제일제당의 인수 후에도 뚜렷한 성과는 없다. 제일제당은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매각 이후 3년 만에 제약·바이오산업에 재진출하면서 유망 신약 개발로 분야를 선회했지만,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는 길은 요원하다. 2021년 101억 원이던 영업손실은 이듬해 332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32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25억 원, 영업손실 2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적자 폭 확대는 CJ제일제당의 인수 이후 R&D 투자가 증가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2021년 49억 원 규모였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189억 원, 지난해 225억 원 등 증가 추세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 중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를 매각할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속하는 레드바이오는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효율적인 미래 성장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CJ바이오사이언스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을 맞았다. 이번 유상증자를 기회로 CJRB-101과 후속 파이프라인까지 개발을 가속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CJRB-101과 ‘키트루다’를 병용투여하는 임상 1/2상은 내년 상반기 국내 연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환자모집을 시작했다.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은 전 세계적으로 1600여 건이 진행되고 있어 속도전이 중요하다.

신약 개발 외에 인공지능(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사업도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정밀 분류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해 다양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미생물 유전체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50억 원 안팎인 매출도 여기에서 나온다. 회사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통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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