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메뉴 조합과 디저트로 호평 받아...평균 예약률 70% 넘어
3가지 메뉴 코스에 4만 원, 다소 부담...좁고 불편한 좌석에 불만도
스페셜티 커피 취급을 늘리는 이디야커피가 일명 ‘커마카세’(커피+오마카세)로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12일 커피 다이닝(Coffee Dining) 체험을 위해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이디야커피랩을 찾았다. 거대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쪽에 마련된 바로 안내를 받았다. 다양한 커피 추출기구와 재료, 저울 등이 마련돼 커피랩(coffe lab)이라는 이름에 딱 맞는 공간이었다.
커피 다이닝은 이디야커피가 6월 선보인 프로그램으로 △논알코올 커피 칵테일 △시그니처 원두 △프리미엄 디저트로 구성된 1시간 코스를 조금씩 만끽할 수 있는 커마카세 프로그램이다. 회당 평균 70%의 높은 예약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에 자리 잡고 앉자, 유니폼을 입은 바리스타가 정중하게 인사하며 커피다이닝을 소개했다. 진행자로 나선 위승찬 이디야커피 바리스타는 세계적인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실력자다. 위 바리스타는 “스페셜티 커피를 더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오늘 3가지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처음 나온 음료는 ‘청포도 바질 스매쉬’. 케냐 무산소발효 워시드 원두로 내린 커피에 설탕시럽, 레몬즙, 차가운 백차를 섞었다. 커피는 파라곤이라는 추출기구를 통해 뽑아냈다. 위 바리스타는 “원두는 40도 기점으로 향이 빨리 날아가, 파라곤을 통해 빠른 속도로 차갑게 내리면 더욱 풍성한 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라곤의 ‘칠링볼’은 안에 냉매가 들어 있어 커피를 추출할 때 휘발하기 쉬운 맛과 향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청포도 바질 스매쉬의 첫 모금은 강한 산미가 느껴졌다. 섞어 마셔보니 레몬·백차 등이 어우러져 상큼한 맛을 냈다. 버터 레몬 스콘을 함께 먹으니 상큼한 맛이 두 배가 됐다.
두 번째 메뉴는 ‘애플·캐러멜 사이더’. 커피에 애플 캐러멜티, 꿀, 착즙사과시럽을 섞은 메뉴다. 에티오피아 타미루 워시드 원두를 사용했고, 사이폰을 통해 커피를 추출했다. 사이폰은 과학실에서 보던 생김새로 참석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온도와 압력의 변화를 통해 커피를 추출하는데, 종이필터가 아닌 천필터를 사용해 본연의 향을 많이 머금는다.
따뜻한 음료인 애플·캐러멜 사이더는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에티오피아 원두 특유의 섬세하고 은은한 향이 꿀, 사과와 조화를 이뤘다. 초코 휘낭시에를 곁들였는데, 이날 나온 디저트 중 가장 반응이 좋았다.
마지막 음료는 ‘인디안 마티니’였다. 인디안 아티칸 에스프레소에 땅콩버터, 초콜릿 소스, 캐러멜 소스, 설탕시럽, 생크림을 더해 만든다. 산미가 적고 고소한 향의 커피 맛이 가장 잘 느껴지는 음료로, 초콜릿의 달콤함과 땅콩 계열 향이 특징이었다. 아몬드 가루를 곁들인 다쿠아즈가 함께 나왔다.
이디야 다이닝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다소 애매한 가격대와 불편한 좌석이었다. 1인 4만 원에 세 가지 커피 메뉴만을 먹는다? 호기심만으로 선뜻 결제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커피 칵테일과 디저트까지 한번에 제공하게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새로운 경험을 원하거나 커피 애호가가 아니라면 조금 망설일 수 있다. 불편한 좌석을 두고 현장 참가자들은 하나둘 볼멘소리를 냈다. 1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하는데,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적어 불편한 게 사실이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커피다이닝은 두 시즌 운영을 마치고 이번 겨울 재단장할 예정”이라며 “고객들이 커피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특별하게 느낄 수 있도록 꼼꼼하게 기획하고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