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탄핵 정국까지… 원ㆍ달러 환율 급등
트럼프발 관세 폭탄 우려도
신사업으로 가전 사업 돌파구 마련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사업이 운임ㆍ환율ㆍ관세 등 복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두 회사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들 기업은 구독 서비스 강화, B2B(기업 간 거래) 가전 등 새로운 영역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운반비(물류비)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2조14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2317억 원과 비교해 1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1조9860억 원에서 2조2874억 원으로 3000억 원가량 늘었다.
부피가 큰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해상 물류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글로벌 해상 물류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다시 오르고 있는 점은 내년 수익성에 악영향이다. 올해 3월 말 1700대 선을 유지하던 이 지수는 7월 5일(3733.80)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번 달 13일 기준 2384.40으로 일주일 전인 6일(2256.46)보다 128.94포인트 올랐다.
미국 항만노조의 파업 가능성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관세 인상 등이 예정돼 내년 상반기에는 큰 폭의 해상운송 수요 증가 및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
1500원대까지 넘보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도 우려스럽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입 원재료 비용이 증가한다. 반면 예전과 같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는 크지 않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이 중시된 2010년 이후, 환율에 의한 수출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어들었다.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도 부담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 멕시코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서 TV와 가전 등을 생산 중이다.
이처럼 비용 확대 리스크 속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 두 회사는 신사업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사업으로 개별 가전 레벨이 아닌 공간 개념의 AI홈 솔루션을 내년 초 론칭할 예정"이라며 "또 구독 사업의 해외 확대, B2B 사업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LG전자가 강원도 SM 연수원에 준공한 LG 스마트코티지는 세컨드 하우스로 활용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다. 출시 예정인 LG전자 AI홈 허브 ‘씽큐 온’을 적용하면 간편하게 AI홈으로 업그레이드된다. LG AI홈은 생성형 AI와 일상언어로 대화하며 고객과 공간을 이해해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한다.
TV 사업의 경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를 지향점으로 두고 2027년까지 1조 원 이상을 투자, 플랫폼 사업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새롭게 시작한 가전 구독 서비스 고객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날부터 31일까지 가전제품을 최대 47% 할인 판매하는 '삼성전자 세일 페스타'를 여는데, 이달 1일 선보인 ‘AI 구독클럽’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 혜택을 더욱 확대했다.
또 이번 주 열리는 글로벌 전략 회의에 한종희 부회장을 중심으로 주요 경영진들이 모여 내년 가전 수요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