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빠진 코오롱FnC,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
유석진 대표가 이끄는 코오롱인터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이 경쟁력 없는 의류 브랜드를 정리하고 새 판 짜기에 나서고 있다. 판매가 부진한 브랜드를 과감하게 철수하고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코오롱FnC는 최근 ‘헤드’, ‘잭니클라우스’, ‘마크제이콥스’, ‘아모프레’, ‘엘로드’ 등 몇십년 넘게 꾸준히 전개해 온 주요 브랜드를 정리하기로 했다.
헤드는 코오롱FnC가 1981년부터 국내에 선보이다, 3년간 재정비를 거친 뒤 지난해 4월 재론칭한 스포츠 브랜드다. 헤드는 1950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돼 테니스와 스키 종목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브랜드다. 테니스를 주력으로 하는 헤드는 피클볼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 관련 제품도 내놓으며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사업을 키워왔다.
아모프레는 방송인 조세호와 함께 2001년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다. 잭니클라우스와 엘로드도 코오롱FnC가 30년 넘게 전개하고 있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다. 마크제이콥스는 2003부터 코오롱FnC가 국내 사업을 전개해왔다.
앞서 코오롱FnC는 올해 실적 부진에 빠진 ‘럭키마르쉐’의 사업팀을 해체한 뒤 5월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당시 코오롱FnC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브랜드 철수는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자체 브랜드(PB) 남성복 ‘프리커’와 여성복 ‘리멘터리’도 론칭한지 1년도 안 됐지만 각각 8월과 9월에 운영을 접었다.
이 같은 브랜드 재편 움직임은 코오롱FnC의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FnC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30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149억 원으로 전년 동기(99억 원 손실)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다른 주요 패션 대기업도 3분기 영업이익이 떨어졌지만, 적자를 기록한 곳은 코오롱FnC뿐이다.
2021년 구원투수로 나선 유 대표는 올해 3월 연임됐다. 지난달 12일에는 코오롱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그룹의 중국 지주사 대표 겸직으로 임명됐다. 유 대표가 이끄는 코오롱FnC는 향후 해외 진출과 함께 신규 포트폴리오 확보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코오롱FnC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 골프 브랜드 ‘지포어’ 등을 중심으로 안타그룹과 합작해 진출한 중국 시장과 함께 미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최근 지포어 본사와 중국·일본에 대한 마스터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봄·여름(SS) 시즌부터 현지에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브랜드 발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코오롱FnC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의 어패럴 비즈니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주요 브랜드 철수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