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급 물량(예정물량 포함)은 25만8787가구로 지난해(21만2078가구) 대비 22% 증가했다. 상반기 11만6046가구, 하반기 14만2741가구다.
1~2월에만 4만241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오며 지난해 같은 기간(1만8988가구) 대비 2배 넘는 공급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연말 밀어내기 물량이 2024년 연초까지 이어졌고, 3월 청약홈 시스템 개편과 4월 총선으로 건설사들이 봄 분양 성수기 전 분양 일정을 앞당긴 영향이다.
전국 분양물량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서 쏟아졌다. 수도권이 14만5560가구, 지방은 11만3227가구를 기록했다. 서울에는 2만9931가구가 풀리며 2020년(4만2911가구) 이후 4년 만에 최다 물량을 기록했다. 대구, 부산, 경남, 경북 등은 공급과잉과 미분양 우려로 지난해에 이어 공급 속도 조절이 계속됐다.
2023년 연말 조사한 2024년 민영아파트(민간분양, 민간임대) 계획물량은 26만5439가구였다. 이 중 22만9904가구가 실제 분양으로 이어져 분양실적률 87%를 달성했다. 최근 3년간 계획물량 대비 실적(평균 71%)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수치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공사비 증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당초 예상 공급량 자체를 보수적으로 책정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분양시장에도 긍정적인 기대감이 반영돼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물량 소진을 위해 움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3.64대 1로, 지난해(11.13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수도권이 21.55대 1, 지방은 6.62대 1로 수도권 청약 선호가 지난해(수도권 13.46대 1, 지방 8.9대 1) 대비 두드러졌다. 수도권에선 시세 차익을 노리는 ‘로또 청약’과 신축아파트 선호 현상이 맞물렸다.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2021년(164.13대 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154.5대 1로 집계됐다. 서울 내에서도 대기수요가 풍부한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를 포함한 한강 벨트 지역과 그 외 지역 간의 청약 성적이 엇갈리는 등 대어급 신축 단지를 선점하기 위한 수요 쏠림이 강하게 나타났다.
백 연구원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일반분양 개시 단지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며 “서울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더욱 주목받으며 청약 열풍이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