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기준일 변경·밸류업 차익 시현 원인
전문가 “배당주 투자 전략 내년 초까지 확대해야”
‘찬 바람이 불면 배당주를 사라’라는 증시의 격언이 있지만, 올해는 통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배당락일이 변경된 기업이 다수 존재하고, 밸류업 프로젝트로 배당주 주가가 많이 올라 차익 시현 매물이 대거 출회될 위험이 존재해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말을 결산배당기준일로 정한 상장법인 기준 올해 배당락일(배당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날)은 이달 27일이다. 26일까지 주식 매수 시 결산배당기준일을 12월 말로 정한 상장법인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통상 연말에는 배당주가 수혜를 입는다고 여겨진다.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해 배당락일 이전에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투자자가 몰려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연말 배당 특수’가 없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깜깜이 배당’을 해소하고자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기준일 지정’ 방식으로 배당절차 개선을 유도하면서다.
통신, 금융, 현대차그룹 등 여러 고배당 종목이 배당 기준일을 12월 말이 아닌 2주 전 공시로 변경했다. 배당기준일이 변경되면서 연말로 집중됐던 배당 수요가 흩어지고, 배당 여부와 규모를 배당 이전에 알 수 있게 되면서 이전과 같은 ‘연말 집중형’ 투자가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당기준일이 결산기 말일(31일)로 집중되면서 배당락으로 인한 주가 하락과 시장 지수 변동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라며 “제도 개선으로 배당기준일을 분산시키고 기업별로 유연하게 지정할 수 있게 돼, 시장 안정성을 높이고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배당주가 밸류업 프로젝트의 대표 주자로 올해 초부터 강세를 보였던 점도 연말 배당주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배당주는 올해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배당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집중적으로 추진되며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가 과거 평균적인 흐름과 비교해 올해 내내 2분기부터 양호한 성과를 누적해 온 결과,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방어적인 성격보다는 차익 시현에 대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배당주 투자 전략을 연말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면 이사회가 열리는 1, 2월로 시야를 넓히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식들이 배당기준일을 12월 말 이후로 설정했기에 12월 말 배당보다는 1, 2월 배당 플레이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라며 “정관에서 배당기준일이 ‘12월 31일’에서 ‘2주 전 안내’로 변경되더라도 12월 31일에 배당을 할 가능성이 있기에 배당주 투자자들은 공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