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가 아닌 회복, 전쟁이 아닌 평화를 외치는 영화 '하얼빈'

입력 2024-12-18 18:06 수정 2024-12-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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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 당시 안중근 장군의 나이가 서른 살이었다. 독립투사들이 대부분 20~30대였다. 젊은 분들이 그렇게 조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보고 싶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훈, 조우진, 현빈, 우민호 감독, 전여빈, 유재명, 이동욱.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훈, 조우진, 현빈, 우민호 감독, 전여빈, 유재명, 이동욱. (연합뉴스)

18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께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우 감독은 "우리가 지금 비록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관객분들이 자긍심을 느끼면 좋겠다"라며 울먹였다.

'하얼빈'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수많은 고난 끝에 민족의 원흉을 척결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서울의 봄'을 만든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을 맡았다.

우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를 읽었다. 이 작품 덕분에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아무리 짓밟혀도 다시 살아나는 우리 민족의 숭고한 생명성을 그린 작품"이라며 "여러분들도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나아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눈 앞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중근 역할을 맡은 배우 현빈 역시 "안중근 장군과 동지들이 어떤 힘든 역경이 와도 한발 한발 신념을 갖고 나아갔더니 결국은 좋은 결과를 만들었듯이 지금 또한 힘을 모아 한발 한발 내디디면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보시고 용기와 희망을 얻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독립투사 김상현 역할을 맡은 배우 조우진은 "이 영화가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의 여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에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각오를 달리하고 행동에 옮기는 분들이 많다"라며 "연말이니까 더 나은 내일을 꿈꾸기 마련인데, 그런 분들께 동지 같은, 간절한 기도와 같은 영화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흰색의 중의적 의미가 교차하고 충돌하는 영화

▲영화 '하얼빈' 스틸컷 (CJ ENM)
▲영화 '하얼빈' 스틸컷 (CJ ENM)

'하얼빈'은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는 안중근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생명을 함부로 죽이면 안 된다는 신념 때문에 일본 장수를 석방했다가 역공을 당한 안중근의 외로운 처지를 형상화한 장면이다. 얼어붙었지만, 언제 깨질지 모르는 강을 건너는 안중근의 모습은 당시 우리 민족이 처한 현실과 연결되며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영화는 시종일관 장엄하고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된다. 이 같은 장엄함과 웅장함을 떠받치는 이미지는 '흰색'이다. 영화의 또 다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눈, 담배 연기, 거센 바람, 얼어붙은 강의 하얀 이미지는 독립투사들의 고단한 처지를 표상하는 기호로서 고요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촉발한다.

이러한 흰색의 이미지는 영화의 마지막, 사형대에서 안중근의 시야를 가리는 흰색 천으로 이어지며 당시 그가 느꼈던 절대적 고독과 적막함을 전면화한다.

동시에 흰색은 예부터 흰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이라 불렸던 한민족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독립투사들의 고난과 역경은 물론 그들의 숭고함과 성스러움까지 함께 드러내는 흰색의 이미지를 읽어내는 게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다.

흰색의 중의적 의미가 교차하고 충돌하는 '하얼빈'의 메시지는 회복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그의 목표는 일본군을 죽이는 게 아니라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일이다. 회복된 인간다움을 바탕으로 국권을 회복하고 동북아의 평화를 도모하는 것. 바로 안중근이 주창한 동양평화론이다.

복수가 아닌 회복, 전쟁이 아닌 평화를 외치는 영화 '하얼빈'은 오는 24일 일반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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