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듯
고가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부착 영향으로 풀이
수입차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
올해 1억 원이 넘는 고가 수입 법인차 판매가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올해부터 8000만 원 이상의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면서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1억 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판매 대수는 5만6989대로 전년 동기(7만245대) 대비 1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법인 명의로 신규 등록된 차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줄어든 3만2019대로 집계됐다.
연간 판매 실적으로 따져도 1억 원 이상 수입 법인차 판매 대수가 2020년 이후 4년 만에 4만 대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고가 수입 법인차는 매달 평균 2910대씩 판매됐는데 12월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져 연간 판매량은 3만5000대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 수입 법인차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하는 것은 약 8년 만이다. 1억 원 이상 수입 법인차 판매 대수는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2014년 1만2455대였던 판매 대수는 지난해 5만1083대로 10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반면 올해 들어 1억 원 이상 수입차 가운데 법인이 아닌 개인 신규 등록 대수는 2만4970대로 전년 대비 오히려 1.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수입 법인차 판매량이 감소한 데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법인용 차량의 사적 이용을 막기 위해서 올해부터 출고가 8000만 원 이상의 법인용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했다.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고가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구매하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고가 수입 법인차 판매 감소 영향으로 올해 수입차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1~11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23만976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4만3811대)보다 1.7% 줄었다. 구매 유형별로 보면 개인 등록 대수(15만5376대) 전년 동기보다 4.2% 늘었으나, 법인 등록 대수(8만4388대)가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특히 법인차 판매 비중이 높은 럭셔리카 브랜드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1월 벤틀리의 법인 신규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4% 급감한 246대에 그쳤다. 롤스로이스(133대)와 포르쉐(3780대)도 각각 40.1%, 39.8% 줄었다. 지난해 브랜드별 법인 차 비중은 롤스로이스 87.3%, 벤틀리 76.0%, 포르쉐 61.1%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개인 구매는 늘었는데 법인 구매만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나 고금리보다는 연두색 번호판의 영향이 더 컸다는 의미”라며 “법인차 사적 이용을 막겠다는 정책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