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던 미국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으로 시사하면서 주춤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런 연준의 발언이 빠른 조정 트리거(방아쇠)가 갖춰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단기적 주가 행보는 둔탁하지만, 추세 전환을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연 4.25~4.5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9월과 11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 점도표를 발표했는데, 내년 중 금리 인하는 0.25%포인트를 기준으로 2번 더 인하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차례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에이 뉴욕증시가 큰 조정을 받았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의 경우 1974년 이후 처음으로 10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 發 조정 트리거 발동. 다만 추세 전환 예상하지 않음’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단기 주가 행보는 둔탁해지겠지만 추세 전환을 예상하지 않으며 중기 우상향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 봤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이번 강세장 사이클이 닷컴 버블(95년 상반기~2000년 상반기), 클라우드·FANG 사이클(2016년 하반기~2021년 하반기)과 같은 절차로 전개된다고 본다”라면서 “나스닥은 강세장 3년 차 초반에 조정을 겪는 징크스가 있는데, 그 이유가 모두 ‘미국 10년 금리의 52주 신고가’ 경신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파적인 12월 FOMC로 인해 10년물 금리는 신고가 경신까지 20bp(bp=0.01%) 남았다”라면서 “과거 경험한 ‘기술혁신 강세장 3년 차 초반, 금리발 조정 징크스’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발표로 금리 기대치는 재조정 되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적’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실적이 견고하고 긴축 우려 등이 없다면 중기 우상향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최근 주도주들의 오버슈팅까지 맞물리다보니, 금리 기대치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좌충우돌할 공산이 커보인다”면서 “다만 언젠가 겪었어야 할 조정을 미리 겪는 셈으로 결국 주식시장의 추세를 결정하는 요소는 실적인데, 문제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실적에 대한 도전이 제기되지 않고, 금리 전망이 인상으로 선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S&P 500은 100일선 근처에서 강한 회복력을 보여왔기에 이번에도 지지력을 기대한다”면서 “1월 중순 쯤 상승 추세 복귀를 기대한다. 마침 4분기 실적 시즌이 있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