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농협금융을 이끌 차기 회장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 전날 농협금융은 임추위는 열고 농협은행, 농협생명, NH농협캐피탈, NH벤처투자 등 4개의 완전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했다.
경제 관료 출신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농협금융은 다음 주에 차기 회장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 2022년 12월 12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것과 비교하면 회장 선임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 13일 임추위를 열었지만, 후보를 추천하지 못했다.
지주 회장 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건 탄핵 정국으로 정치 혼란이 이어지면서 전·현직 관료들이 회장직을 고사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농협은 정·관계와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고위직 관료 출신이 회장직을 맡아왔다. 그동안 농협금융 회장은 초대인 신충식 전 회장과 직전(6대)인 손병환 전 회장을 제외하면 외부 인사가 낙점됐다. 신동규(2대)·임종룡(3대)·김용환(4대)·김광수(5대) 전 회장에 이어 이석준 회장(7대)까지 경제관료 출신들이 회장직에 올랐다.
전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이 농협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부사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같은 경남 출신으로 하마평에 올랐다. 현재 농협금융 임추위 구성원 내 비상임이사인 박흥식 지주 비상임이사는 강 회장이 추천한 인물이다.
강 회장이 지난 5월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중대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 회장의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계열사인 농협은행에서 수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한 만큼 이 회장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후임자 물색이 어려워지면서 이 회장이 1년 연임하거나 이대훈 전 은행장 등 내부 출신 인사들의 기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은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외부 후보들이 회장직을 고사하면서 새로운 후보들을 물색해야 하는데, 이들이 적절한지 검증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석준 회장의 연임을 이사회가 설득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