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 전망, 5개월 만에 22조 원 ‘추락’...주가도 ‘시계 제로’

입력 2024-12-25 10:00 수정 2024-12-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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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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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가 5개월 만에 22조2000억 원 넘게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퀄(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데다 중국업체가 기존 D램 가격을 절반으로 내놓는 듯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다.

지난 11월 1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공시로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나 싶었지만, ‘5만전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재를 주가 반등의 부정적 요소로 꼽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68% 오른 5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5일 1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공시 이후 같은 달 26일 장중 5만8900원까지 오른 바 있지만, 이후 다시 주가가 하락해 5만 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대폭 하향 조정 중이다. 올해 8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평균은 63조59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24일 기준은 이 수치가 41조3784억 원까지 내려갔다. 무려 22조2178억 원 빠진 수준이다.

특히 8월 최대치를 77조8991억 원까지 예상하는 증권사가 있었으나 현재는 54조9190억 원이 최대치다. 최소치는 더 내렸다. 8월엔 50조2420억 원이었는데 24일 기준 27조8590억 원으로 사실상 반 토막 수준이다.

이는 대형 악재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넉 달 새 35.7%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가격은 전달보다 20.59% 급락해 올해 들어 낙폭이 가장 컸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의 경우 DDR4 8Gb D램을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인 0.75~1달러에 팔아치우며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과 내년 초에 D램 가격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할 전망"이라며 "CXMT와 JHICC가 제품 저가 판매에 나서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 채널 재고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기존 D램 가격은 계속 내려가고 있는데, HBM 같은 첨단 메모리 제품은 내놓지 못하는 점이 뼈아프다. 엔비디아로부터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범용 D램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에 취약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 비교해 삼성전자는 HBM 비중과 수익성이 떨어져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한 방어력이 약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이 있음에도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 상승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악재에 주가도 5만 원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그나마 1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하방 경직성은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으나, 결국 AI 시장에서 첨단 메모리 경쟁력 부재가 주가 반등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 중이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iM증권의 경우 기존 7만2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현재까지 나온 최저 목표가 기록을 경신했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7만6000원에서 7만2000원,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 등은 7만3000원으로 목표가를 내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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