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나 사상 최대 달성
호감 얻을 기회로 여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기업들이 앞다퉈 기부를 약속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모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가 내달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모금한 금액은 16일 이미 목표액 1억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의 첫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2017년에 달성한 기존 기록인 1억7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당시 역대 최고치였는데, 스스로 갈아치운 것이다.
앞서 버락 오바마가 2009년과 2013년에 각각 세운 5300만 달러, 4200만 달러, 직전인 2021년 조 바이든의 6300만 달러를 크게 웃돈다.
기부액이 공개된 기업들을 보면 우버와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가 각각 100만 달러씩 총 200만 달러를 약속했다. 미국에서 5번째로 큰 골판지 포장 회사 프랫인더스트리스가 110만 달러를 기부했다.
빅테크 기업에서는 메타·오픈AI·아마존이, 자동차업계에서는 포드·제너럴모터스(GM)·도요타가, 금융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각각 100만 달러를 쾌척하기로 했다.
대형 공구업체인 스탠리블랙앤드데커와 제약연구·제조연합(PhRMA)도 100만 달러씩 지원을 약속했다.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도 기부액으로 100만 달러를 제시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리플이 500만 달러를, 코인베이스·크라켄이 각각 100만 달러를 약속했다.
WSJ는 골드만삭스, 도요타, 인튜이트, PhRMA의 경우에는 최소 10년 만에 처음으로 취임 기금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 고위 임원 다수가 이미 트럼프 2기 인수위원회 본부가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거나 여행을 계획 중이다.
미국 인터넷 언론 악시오스는 기업들이 트럼프를 거래적인 인물로 보고 그의 취임식에 기부하면 호감을 얻거나 회사 입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 자금 전문 비영리단체인 오픈시크릿의 브렌던 글래빈 연구 책임자는 “기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호감을 사는데 좋은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기업 중 아무도 4년 동안 트럼프의 샌드백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는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거나, 200만 달러를 모금한 기부자들에게 내각 각료 지명자들과의 리셉션, 트럼프 부부와의 ‘촛불 만찬’, 블랙타이 무도회 등 취임식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 6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