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합격·등록포기 후 상위권大 ‘연쇄 이동’ 탓
지방의대 다음 입시 서열로 평가받는 약대와 치대, 한의대의 미등록 수시 합격생 수가 크게 급증했다. 올해 의대 모집정원이 크게 늘면서 지역인재전형 확대 영향에 약대, 한의대 등에 동시에 합격한 수험생이 상위권 의대로 빠져나가면서 등록 포기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대학에서는 의대뿐 아니라 약대 등에서도 중복 합격으로 인한 미등록 사태가 발생했다.
29일 종로학원은 이러한 내용의 2025학년도 수시 의약학계열 미등록현황을 공개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지방권 4개 의대(충북대, 부산대, 제주대, 연세대 미래)의 모집인원 대비 등록포기 비율은 99.6%로 전년도(59.7%)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4개 대학의 등록포기 인원은 283명으로 전년(117명) 대비 2.4배 증가했다.
학교별 미등록률은 충북대가 200.0%로 가장 높았다. 등록 포기 인원은 지난해 44명에서 올해 120명으로 2.7배 증가했다. 제주대는 의대 합격자 중 등록 포기자가 전년도 18명에서 올해 46명(모집인원의 124.3%)으로, 강원 연세대 미래는 26명에서 30명(36.1%)으로 각각 증가했다.
의대 증원 영향은 다른 의약학 계열에서도 확인됐다. 의대뿐 아니라 약대, 치대, 한의대 모두 수시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이 일제히 증가했다.
먼저, 수시 미등록 현황을 발표한 약대 13곳에서는 모집인원(372명) 대비 79%인 294명의 합격자가 등록을 하지 않았다. 전년(202명) 대비 45.5% 늘었다.
서울권 약대 7곳에서는 덕성여대 49명(96.1%), 동덕여대 19명(95.0%), 이화여대 27명(87.1%), 연세대 10명(55.6%), 서울대 13명(30.2%) 등 총 136명이었다.
경인권의 가톨릭대 약대는 24명(96.0%)이 등록하지 않았고 차의과대 약대는 모집인원(24명)보다 많은 36명(150.0%)의 합격생이 등록을 포기했다.
치과대학에서도 서울대 8명(32.0%), 연세대 32명(94.1%) 등 수치를 공개한 2개 대학에서 총 모집인원 대비 67.8%를 차지하는 40명의 등록 포기자가 나왔다. 전년도에는 20명에 그쳤으나 두 배 늘어난 셈이다.
27일 기준 한의대 중 유일하게 추가합격자 현황을 발표한 부산대는 등록 포기자가 모집인원과 같은 20명 발생해 전년도의 9명(45.0%)보다 2.2배 불어났다.
2025학년도 수시 최종 등록 절차가 모두 끝나면서 대학들은 주말 동안 정시 이월 인원을 집계한 후 정시 모집요강을 통해 조만간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권에서는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 영향으로, 약대와 한의대 등에서는 의대 간 중복 합격으로 인해 미등록이 늘었다"며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넘겨 선발하는 정시 이월 규모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