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인플루엔자)을 비롯해 노로바이러스, RSV(호흡기 융합세포바이러스)까지 다양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국민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빠른 예방과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감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절반 정도가 독감으로 진단되고 있다"며 "입원 환자의 40%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입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독감 확산세는 역대급 속도로 진행 중"이라며 "A형 독감의 두 가지 변종(H1N1, H3N2)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입원 환자 중에 노인들이 많지만 20~30대의 젊은 층에서도 폐렴으로 입원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같이 독감이 유행하는 데 대해 코로나 이후 독감 예방접종률이 하락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65세 이상 어르신의 독감 접종률이 85%였지만, 올해는 79%로 코로나 이전보다 6%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종률 저하는 집단면역 형성을 약화시켜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감 초기 증상은 고열과 온몸의 통증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부 경증 환자의 경우 일반 감기와 구별이 어려워서 이 교수는 병원 진단을 서두를 것을 권장했다.
이 교수는 "독감은 치료제가 있어 빠른 진단과 투약이 중요하다"며 "특히 고위험군(노약자, 기저질환자)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신속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SV는 영유아와 노약자에게 폐렴과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로, 현재 소아 입원 환자 중 30%가 RSV 감염 사례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급성 위장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격히 확산 중이다.
이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없어서 철저한 위생 관리와 익힌 음식 섭취가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엔 미국에서 조류독감(H5N1)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포유류인 젖소나 밍크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인간 간 전파로 변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특히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이 된다고 하면 그건 제2의 팬데믹, 제2의 코로나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조류 독감이)2009년 상황보다 더 심각할 거라고 지금 예상한다"며 "인간에서 인간으로 옮는 경우가 일부 의심되고 있지만, 일단은 아닌 거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교수는 바이러스 유행을 막기 위해 개인위생과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고위험군들은 외출하실 때 마스크 꼭 써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호흡기 증상, 호흡기 바이러스 증상이 있는 분들이 외출을 안 한다든지 적어도 불가피하게 외출하면 마스크 반드시 착용해 주셔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 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