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상용기술 가운데 가장 진보
바이든 행정부 반도체 정책의 이정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최첨단 4나노미터(nm·1nm=10억 분의 1m) 칩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역사상 처음으로, 작년 연말부터 미국 땅에서 4나노 칩이 생산되고 있다”며 “대만과 같은 수준의 수율과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것은 커다란 성과이면서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에 사용하는 단위다. 반도체 미세화 기술을 상징하는 것으로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연결할수록 저전력으로 높은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현재 가장 앞선 파운드리 상용 기술은 3나노 수준이다.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대만과 한국에서 3나노 제품을 양산 중이다. 미국 공장이 그 바로 밑단계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대대적인 보조금 정책을 앞세워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확대를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TSMC를 상대로 반도체 설비투자 보조금 66억 달러(약 9조7000억 원)를 확정한 것은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각각 64억 달러(약 9조2000억 원)와 4억5800만 달러(약 6600억 원) 지원을 확정했다.
앞서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업체도 미국 행정부의 설비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설비 확장을 공언하기도 했다. TSMC는 작년 4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약 95조8000억 원)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2나노 공정이 활용될 세 번째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러몬도 장관은 “TSMC의 미국 내 생산설비 확대는 저절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확장을 추진하도록 우리가 설득해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