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관세에 무역정책 불확실성 고조
그린란드·파나마운하 등 영토 확장 야욕
제국주의 확산 우려 고조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132년 만의 징검다리 집권과 78세 7개월로 미국 최고령 대통령 등 역사에 온갖 기록을 남기면서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트럼프 당선인 개인으로서는 한 차례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선 셈이지만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새 정부의 출범에 세계 정치와 경제는 트럼프 1기 때보다 더한 격랑 속으로 휘말리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하자마자 동맹 중시의 기존 행정부 정책 기조를 180도 뒤집어 동맹국들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를 철저한 거래 관계로 인식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생각하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상대가 동맹국일지라도 가차 없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그는 취임 전부터 접경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무기로 이민과 마약 문제 해결을 압박하는가 하면, 작년 4월에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에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면서 탈퇴를 거론한 바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루이스 오가네스 글로벌 거시경제 부문 리서치 책임자는 “세계 경제성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불확실성이며, 이 불확실성은 트럼프 2기째를 맞이한 미국에서 나올 수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모리스 옵스펠드 UC버클리대 교수는 “새 관세는 미국에도 해로울 수 있다”며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세계에 이러한 유형의 관세를 도입하는 것은 성장에 해로울 수 있으며 세계를 불황에 빠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때와 달리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를 방불케 하는 영토 야욕까지 드러내면서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만들기 위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린란드는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인 만큼 해당 지역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한다면 동맹국들 사이에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행보가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국들의 제국주의적 행동을 부추길 위험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점령 집착이 다른 나라에 군사력을 사용해 국익을 추구하는 것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