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력 저하 등 고령 논란에 대선 후보 사퇴
집권 성과는 ‘절반의 성공’ 평가 지배적
퇴임 후 대통령 도서관 건립 계획 집중할 듯
그는 정치적으로 ‘트럼프 연임’을 막아내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재임 중에는 외교 무대에서 동맹 결속을 강화하는 등 ‘미국의 세계 무대 복귀’를 널리 알렸다. 다만 ‘트럼프 재집권’은 막아내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 인생은 이미 반세기를 훌쩍 넘어섰다. 1973년 30세에 역대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임기를 시작하며 화려하게 정치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36년 동안 상원에서 운신의 폭을 확대했다.
2009∼2017년 버락 오바마 전 정부에서 8년 동안 부통령도 역임했다. 이를 끝으로 그의 정치 인생도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20년 대통령선거 때 ‘트럼프 연임 저지’를 앞세워 백악관에 입성했다.
바이든은 재임 당시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다. 스스로 ‘고령 논란’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 민주당도 그를 ‘과도기 인물’로 여겼다. 트럼프 재집권을 막고 차세대 정치인에게 대권을 이어주는 게 임무였다
이에 바이든이 재선 의지를 밝혔을 때 지지층마저 냉담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큰 현직 대통령이 재도전 의지를 밝혔음에도 고령 논란은 더 거세게 일었다. 진영 내에서도 그의 건강과 인지력 저하를 문제 삼았다.
결국 트럼프와 맞선 지난해 6월 TV토론에서 말을 더듬었고 맥락을 벗어난 대답을 쏟아내면서 결국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 이에 바이든은 그다음 달 후보직 사퇴를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연임을 막았지만, 재집권을 막지는 못했다. 외교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동맹 결속을 강화하는 한편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했다. 그러나 재임 중 터진 2개의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미국의 영향력도 결과적으로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반세기 정치 인생을 마무리한 바이든 대통령은 여느 전직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정치적 자산을 앞세워 대중 앞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AP통신은 “바이든은 퇴임 이후 ‘대통령 도서관 건립’ 계획에 집중할 것”이라며 “또 특유의 유쾌한 성격을 바탕으로 미국인과 강연 등에서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