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일렀던 설 연휴로 인해 우리나라의 1월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1월 수출액은 491억2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대한민국의 수출은 2023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작년 12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을 이어왔으나 1월에 그 흐름이 멈췄다.
산업부는 “작년에는 2월에 있던 설 연휴가 올해 1월로 옮겨오면서 조업 일수가 4일 감소한 영향 등으로 1월 수출이 줄었다”며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일평균 수출로 보면 작년보다 8%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24억6000만 달러로 작년보다 7.7% 증가했다.
15대 주력 수출품 동향을 보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컴퓨터 등 2개 품목을 제외한 13개 품목의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 기준으로는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1월 반도체 수출은 101억 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하며, 역대 1월 실적 중 2022년(108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달성했다.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품목 수출은 14.8% 증가한 8억 달러를 기록하며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는 50억 달러를 기록하며 19.6% 감소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이 설 연휴에 이어진 금요일을 추가 휴무일로 지정하면서 다른 업종보다 조업 일수 감소 영향이 컸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Chasmㆍ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속에서 전기차 수출은 50.3% 감소하고 내연기관차 수출도 20.8% 줄었으나,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37.1%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 가격 하락과 지난해 말 주요 업체의 생산시설 화재 등의 영향으로 29.8% 감소한 3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디스플레이 -16.0% △무선통신기기 -9.4% △일반기계 -21.7% △선박 -2.1% △석유화학 -12.8% △바이오헬스 -0.4% △가전 -17.2% △섬유 -15.5% △철강 -4.9% △이차전지 -11.6% 등의 수출도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제(1월 28일~2월 4일) 등의 영향으로 14.1% 감소한 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양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5.5%)와 석유화학(8.9%) 등 제품의 수출은 증가했으나 △일반기계 -6.4% △석유제품 23.3% △디스플레이 -12.9% 등의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기준 대중국 수출은 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미 수출도 9.4% 줄어든 93억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이른 설의 영향으로 올해 1월 수출이 감소했지만, 반대로 2월에는 작년보다 조업일수가 늘어나면서 수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1월 수입액은 510억 달러로 작년 대비 6.4% 감소했다.
에너지 수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수입액 감소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14.0% 감소한 113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비에너지 수입은 반도체 등 원ㆍ부자재 수입이 설 연휴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면서 3.9% 감소한 39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1월 무역수지는 18억9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왔으나 1월 적자로 돌아섰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월에는 장기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하면서 수출이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하루평균 수출은 7.7% 증가하는 등 수출 동력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