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슈거 제품도 혈당 관리 일환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혈당 조절 식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젊은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는 데다가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혈당 관리에 나섰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혈당 조절 식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가 늘고 있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자는 ‘헬시플레저’와 노화 속도를 늦추는 ‘저속노화’ 트렌드가 맞물리며 ‘혈당’이 주목받고 있다.
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 농도를 말한다.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일이 많아지면 신체 조절 체계가 무너지게 된다.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혈당 관리가 필수다. 일상생활에서 혈당을 잘 관리하면 당뇨병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혈당 관리 제품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저속노화 트렌드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알리고 있는 ‘저속노화 식단’의 핵심은 쌀밥이나 밀가루면 대신 혈당지수(GI)가 낮은 잡곡밥을 먹는 것이 핵심이다. 저속노화 식사를 하면 '혈당 스파이크(식사 후 급격한 혈당 상승)'가 사라지면서 여러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는 이에 반응해 혈당 조절 식품과 건기식을 내놓고 있다. 정관장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혈당 케어 브랜드 ‘GLPro’(지엘프로)는 한 달 만에 2만 세트가 팔렸다. 메인 브랜드인 ‘정관장 에브리타임’의 초기 매출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엘프로는 혈당 조절 기능성을 인정받은 정관장 홍삼(KGC05pg)에 여주농축액 등 부원료를 배합 후 당류 없이 설계했다. 정관장 관계자는 “혈당 관리에 관심이 많은 50대 이상과 정기적 운동·식단 관리를 일상적으로 하는 2030세대에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풀무원녹즙도 혈당 케어 융복합 건기식 ‘당슬림 엑스투’로 호응을 얻었다. 출시 4개월 만에 35만 병이 팔리면서 내부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당슬림 엑스투의 코로솔산은 바나바잎에서 추출한 건기식으로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준다.
기존 제품에서 당 함량을 대폭 낮춘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hy는 지난해 14년 만의 브랜드 신제품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당밸런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저당 설계에 기능성 소재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함유했다.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은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원료다. 출시 5개월 만에 700만 개가 팔리는 등 브랜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제로슈거(zero sugar) 제품의 인기도 혈당 관리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는 제로슈거 제품은 설탕에 비해 혈당을 높이는 영향이 적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22년 약 179억2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전 세계 제로슈거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연평균 4%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등이 제로슈거 식품을 키우며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대표적으로 ‘펩시 제로슈거’는 누적 판매량 18억 캔을 넘어서는 등 크게 인기를 얻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마라탕후루’로 요약되는 달고 짠 음식에 대한 반향으로 ‘혈당 다이어트’가 대두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혈당관리가 당뇨병환자나 중장년층의 관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혈당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