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1부터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내신 평가체계가 5등급제로 바뀐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내신 부담이 커질 거란 우려와 함께 기초학력 저하 학생에 대한 관리가 중요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부터는 내신에서 절대평가(A~E등급)와 상대평가가 병행되고, 상대평가 등급은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내신 관리에 대한 부담이 증가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지역 5년차 고등학교 영어 교사 A씨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1등급 비율이 높아진 만큼 부담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2등급을 받을 경우 타격이 더 커질 것”이라며 “서울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내신 2등급대 학생은 경쟁력이 떨어질 거라고 본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내신이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등급 간 비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상위 10%는 1등급, 그 아래 24%는 2등급, 2등급 아래 32%는 3등급을 받게 된다. 현행 9등급제에서는 상위 4%가 1등급, 1등급 아래 7%가 2등급을 받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등급을 받아도 웬만한 대학 가기가 어려워진 것”이라며 “고교학점제가 시작되면서 선택 과목도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학생들은 지금보다 더 꼼꼼하게 체크하고 선택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시행과 맞물려 기초학력 저하 학생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업 성취율 40%, 과목 출석률 3분의 2를 채우지 못하면 ‘미이수’ 처리 되기 떄문이다.
교사 A씨는 “교사 입장에서는 학습이 느린 학생들도 신경 써야 한다”며 “학업 성취율이 40%에 못 미치는 학생들을 위주로 보충학습 지도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신 등급이 완화되면서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 특목고에 대한 선호도는 올라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28개 외고는 2025학년도 총 5522명 모집에 7673명이 지원해 전년보다 지원자 수가 409명 늘었다. 경쟁률은 1.39대 1로 전년(1.32대 1)보다 상승했다. 다만 자사고는 같은 기간 지원자 수가 493명 감소하면서 경쟁률은 1.33대 1로 전년(1.37대 1) 대비 하락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사고 지원자 수 및 경쟁률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의대 입시 정원 확대도 불확실하고,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도 정책적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우 소장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특목고 선호가 지속될 것 같다”며 “2028 대입 개편으로 내신 변별이 어려워져 최상위권 대학들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니즈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자사특목고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일반고보다는 괜찮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