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커…"금리 인하기 변동형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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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명환(40대, 가명)씨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창구를 찾았다. 대출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는 고정금리형 주담대 상품이 유리하지만 금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특히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변동금리형 주담대로 마음이 더 쏠린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변동금리형 상품을 선택하는 차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자 이자를 한 푼이라도 낮추려는 계산에서다.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권 가계 주담대 중 고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 비중이 각각 81.3%와 18.7%로 집계됐다. 변동금리형 대출 비중은 지난해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0.7%에서 11월 18.6%로 급증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석 달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진 주된 원인은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에 했으나 채권 시장에선 올해 기준금리가 2차례 인하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향방의 가늠자로 불린다. 당장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최근 2.5%대로 하락하며 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통상 변동금리 대출은 주기적으로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은행들이 만기를 짧게 잡아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고정금리 대출보다 금리가 낮다. 반면 고정금리 대출은 만기가 5년, 10년 등 길어 장기 금리 리스크에 따른 가산금리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에서 차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변동금리형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실제 시장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고정형 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자체 고정형 주담대 목표비율을 30%로 설정하는 내용의 행정지도까지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일선 창구에선 금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금융소비자들에게 무작정 고정형 금리 대출 상품을 권하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전문가들도 고정형 금리 상품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주담대 수요자가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변동금리 주담대의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는 한 공급 변화를 유도할 수는 없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금리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