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ㆍ라이즈 동생 그룹이 벌써?"…엔터 업계 '카니발 효과'가 뭐길래 [이슈크래커]

입력 2025-02-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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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아이브(왼쪽), 라이브. (사진제공=스타쉽 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이브(왼쪽), 라이브. (사진제공=스타쉽 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올해 가요계에 새로운 얼굴들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신인 대전의 포문을 연 건 JYP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7인조 보이그룹 킥플립이 지난달 데뷔했는데요. 일본 기반 그룹 넥스지를 제외하면 스트레이 키즈 이후 7년 만에 나온 보이그룹입니다. 이들은 데뷔 전부터 미국 그래미닷컴이 발표한 '2025년 주목해야 할 K팝 루키 8'에 선정되며 주목받았죠.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는 걸그룹 에스파 이후 약 5년 만에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론칭하는데요. 24일 첫 싱글 '더 체이스'(The Chase)로 데뷔, 2분기 중으로 또 다른 싱글을 발매하면서 상반기 대중을 만날 계획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의 보석함(?)도 열립니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해 12월 신인 그룹을 언급해 기대감을 키웠는데요. 당시 양 총괄은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 연습생들이 꽤 많다"고 귀띔하면서도 "구체적인 데뷔 날짜는 추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죠.

하이브에선 차세대 J팝 보이그룹 후보들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은 최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디션 프로그램 '응원-하이 ~꿈의 스타트 라인~'(応援-HIGH ~夢のスタートライン~)을 통해 데뷔를 꿈꾸는 도전자 11명의 솔로컷과 생년월일, MBTI, 캐치프레이즈 등이 담긴 소개 글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이하 플레디스 엔터), 쏘스뮤직 등도 신인 그룹 론칭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4대 기획사의 치열한 루키 경쟁이 확정된 가운데, 또 다른 기획사도 출사표를 던져 주목받았습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 엔터)가 신인 그룹 데뷔 소식을 기습적으로 전하고 나선 건데요. 잘파 세대 사이 '공주님'으로 통하는 아이브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입니다.

그러나 떨떠름한 반응도 포착됩니다. 아이브가 새 앨범 컴백 활동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새 그룹 데뷔가 상도덕(?)에 있어 맞느냐는 건데요. 특히 '카니발리제이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상황이죠.

▲(출처='KiiiKiii' 공식 채널 캡처)
▲(출처='KiiiKiii' 공식 채널 캡처)

씨스타→아이브, '중소의 기적' 쓴 스타쉽…키키, 남다른 출사표

'스타쉽 엔터' 하면 가수 케이윌과 그룹 몬스타엑스, 우주소녀, 크래비티, 아이브 등이 소속된 유명 가요 기획사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과거 여름을 책임지던 걸그룹 씨스타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죠.

특히 아이브는 지난해 월드투어까지 성황리에 마무리하면서 K팝 대표 걸그룹으로 우뚝 섰는데요. 일본 도쿄돔에선 이틀간 9만여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했죠. K팝 팬이라면 도쿄돔의 상징성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도쿄돔은 일본 진출을 노리는 가수들에겐 '꿈의 무대'와도 같은데요. 동방신기와 빅뱅, 소녀시대, 트와이스,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블랙핑크 등 K팝 간판 그룹들이 이곳에서 공연하며 이름값을 증명했죠.

아이브는 2021년 데뷔해 어느덧 '5년 차 아이돌'에 접어들었습니다. 3일 세 번째 미니앨범 '아이브 엠파시'(IVE EMPATH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멤버 가을도 후배들을 맞이하게 된 데 대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저희가 선배라는 게 꿈 같다"며 "4세대 아이돌 중 '완성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도 붙여 주셔서 그에 맞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후배라기보단 나란히 한 자리에 서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아이브의 동생 그룹 탄생 소식이 기습적으로 들려오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10일 밤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엔 수상한 계정들이 개설됐죠. 계정 이름은 '키키'(KiiiKiii)였는데요.

먼저 인스타그램에는 'KiiiKiii'라는 단어와 관련된 감각적인 사진과 영상이 가득 게재됐습니다. 'KiiiKiii' 모양의 반지부터 밑창이 'KiiiKiii'로 디자인된 구두 등이 줄줄이 등장했죠. 시인 고선경과의 참신한 컬레버레이션이 특히 관심을 끌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개한 영상에서는 망치가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자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져 궁금증을 자아냈는데요. 영상 말미엔 데뷔 임박을 알리는 '커밍 순'(COMING SOON) 문구가 등장해 기대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이 웃음소리 가득한 영상은 X, 틱톡 채널에도 반복 게재됐죠.

키키의 팀 형태, 멤버 수, 데뷔일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스타쉽 엔터가 아이브 이후 4년 만에 론칭하는 그룹이라는 점으로 벌써 화제를 빚고 있는데요. 온라인상에는 멤버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그룹 아이브. (사진제공=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이브. (사진제공=스타쉽 엔터테인먼트)

하극상 논란에 카니발리제이션 지적도…"아이브 열일 중인데"

다만 일각에서는 그룹명을 접하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스타쉽 엔터에서 데뷔한 그룹 몬스타엑스 멤버 기현의 별명 '키키'(Kiki)와 새 걸그룹 이름이 겹친다는 지적이 나온 건데요. 기현의 팬 소통 플랫폼 이름은 '키키'로 설정돼 있습니다. 스타쉽 엔터가 출시한 몬스타엑스 콘서트 머천다이즈(MD) 기현의 개인 제품에 '키키'라고 적힌 텍이 달려 있는가 하면, 공식 자컨(자체 콘텐츠) 이름도 '키키 트립'(KKI TRIP)이었죠. 키키의 데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온라인상에선 '같은 소속사 가수가 브랜딩한 별명으로 데뷔하는 게 맞는 거냐'는 격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하극상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카니발리제이션(시장자기잠식)에 대한 우려도 나왔습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은 카니발 효과라고도 부릅니다. 한 기업의 신제품으로 인해 기존 제품 매출 점유율이 하락하는 현상을 일컫는데요. 어원은 다소 험악(?)합니다. '동족 살해'를 뜻하는 '카니발리즘'에서 유래했죠.

가요계에선 신인 그룹 론칭에 의해 기존 그룹 팬덤이 이탈·분산될 수 있습니다. 기획사들도 이를 우려해 데뷔 일정을 신중히 계획하죠. 스트리밍 수나 음반 판매량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가 하락할 수 있을뿐더러 그룹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부담일 수 있는데요. 회사 인력도 빼놓을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이에 기획사들은 대략 3~5년 주기로 아이돌 그룹 론칭을 기획합니다. 아이돌 그룹이 안정적인 팬층을 확보하고 대중적 인지도를 쌓는 3~4년 차 이후로 기획사들은 새로운 그룹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데요. 기존 그룹이 계약 5~7년 차에 접어들 무렵 자연스럽게 차세대 그룹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입니다. 기존 그룹 멤버들과의 재계약 불발, 그룹 해체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죠.

아이브도 햇수로 따지면 5년 차 아이돌이지만, '중견 아이돌'이라는 게 체감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게 2021년 12월 데뷔한 아이브의 실제 활동 기간은 3년이 조금 넘은 수준인데요.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자랑했죠. 월드투어를 돌면서 갈고닦은 라이브 실력이 세계적인 페스티벌에서 빛을 발했고, 멤버 다수가 작사에 도전하면서 음악적 역량을 증명했는데요. 지상파 예능은 물론 인기 유튜브 채널의 웹예능에도 출격하면서 뻔뻔한 콩트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3일 발매한 '아이브 엠파시'의 초동(발매 직후 일주일간의 음반 판매량) 수치가 나온 게 불과 이틀 전입니다. 10일 국내 최대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에 따르면 아이브의 미니 3집 '아이브 엠파시' 초동은 104만8048장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발매된 K팝 앨범 중 최고 기록인 데다가 아이브의 세 번째 싱글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 첫 정규 앨범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 첫 미니 앨범 '아이브 마인'(I'VE MINE), 두 번째 미니 앨범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에 이어 또 한 번 100만 장 이상을 판매했죠.

11일에는 더블 타이틀곡 '레벨 하트'(REBEL HEART)로 국내 음원 사이트 멜론, 지니, 플로, 바이브, 벅스의 실시간 차트, 일간 차트, '톱100' 차트와 유튜브 뮤직 한국 주간 인기곡 차트(1월 31일~2월 6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퍼펙트 올킬'(PAK)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2022년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 2023년 '키치'(Kitsch), '아이엠'(I AM), '배디'(Baddie)에 이은 다섯 번째 PAK 기록입니다.

한창 호성적을 자랑하며 활발히 활동 중인 아이브. 스타쉽 엔터가 이때 신인 걸그룹 데뷔 소식을 전한 만큼 회사의 역량과 팬들의 화력이 분산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그룹 라이즈(왼쪽), NCT 위시.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룹 라이즈(왼쪽), NCT 위시.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빨라지는 엔터 업계의 시계…자리 잡은 센터·레이블 체제 영향?

다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시계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입니다. 기획사들이 신인 그룹을 더 잦게 선보이고 있다는 거죠.

SM엔터는 2023년 '3.5년에 1팀'이던 기존 신인 데뷔 주기를 '1년에 2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엔 새 보이그룹 연습생들도 대중 앞에 공개됐죠.

지난달 열린 SM엔터 30주년 기념 합동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2025 [더 컬처, 더 퓨처] 인 서울'(SMTOWN LIVE 2025 [THE CULTURE, THE FUTURE] in SEOUL)에선 남자 연습생 25인으로 구성된 SMTR25가 등장해 K팝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SM엔터가 10일 공개한 앨범 발매 및 공연 계획에 따르면 올해 SMTR25는 글로벌 투어 참가 및 콘텐츠 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올해 4분기 데뷔 준비에 돌입하는 만큼 공식 데뷔는 내년 초 이후가 될 전망이죠.

앞서 SM엔터는 2023년 보이그룹 라이즈를, 지난해엔 NCT 마지막 유닛 NCT 위시를 선보였습니다. 이들은 1년여 짧은 텀을 두고 데뷔했는데요. NCT 위시는 SM엔터의 고유 IP인 'NCT'를 활용한 일본 거점의 보이그룹으로, 엄밀히 따지면 당초 설정한 시장이 다르긴 합니다.

SM엔터는 멀티 센터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인적 자원에 대한 우려가 덜한 기획사이기도 한데요. NCT는 네오, 라이즈는 위자드 프로덕션 소속이죠. 과거엔 한 명의 제작자 혹은 소수의 팀이 모든 회사 내 모든 그룹의 기획을 전담했다면, 멀티 레이블 체제에선 각 팀이 독자적으로 그룹을 운영하며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겁니다. 더 많은 신인 그룹이 자주 출격하게 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4대 기획사 외의 회사들도 새로운 그룹 론칭에 힘쓰고 있습니다. 2023년 보이그룹 앰퍼샌드원을 론칭한 FNC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보이밴드 에이엠피(AxMxP)를 내놓을 계획인데요.

가요 기획사들이 멀티 레이블 체제와 보이·걸그룹의 교차 데뷔, 현지 아이돌 육성, 확고한 콘셉트 등 다양한 전략으로 중무장하면서 신인 아이돌 그룹은 더 자주 K팝 팬들을 만날 전망입니다. 키키를 비롯해 올해 베일을 벗을 새 얼굴들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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