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커질 듯
![▲지난달 27일 미국 시애틀 식료품 점에서 한 쇼핑객이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시애틀/AP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06163318_2133805_1200_800.jpg)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달 들어 예상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질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통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5% 상승했다.
이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거의 변동 없는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은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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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달걀과 에너지 가격 등 일부 항목들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1.1% 올라 1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0.2% 내렸지만, 전월 대비로는 1.8% 상승했다. 1월 식품 가격도 전월 대비 0.4% 상승해 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특히 1월 계란 가격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영향으로 전년 대비 15.2% 급등해 9년 반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주거비, 자동차 보험과 항공료, 처방약 비용 상승도 두드러졌다. 특히 상승세가 진정세를 보였던 자동차 보험이 한 달 새 2.0% 올랐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전체 월간 상승률에 기여했다. 그 결과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4% 올라 시장 전망치(0.3%)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 올랐다.
통상 1월 CPI는 계절성 영향으로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기업들이 연초에 가격과 수수료를 인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턴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더욱 심화했는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1월부터는 이러한 경향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1월 CPI가 예상을 웃도는 ‘깜짝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더 커지게 됐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없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게 될 전망이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1월 CPI 결과에 대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고 평가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한 공개 행사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예상보다 더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