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하면서 업계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13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1월 벤처기업 수는 3만8181개로 지난해 12월(3만8216개)보다 35개 줄었다. 1월부터 감소 흐름을 보이는 것은 2008년 이후 17년 만이다. 경기 악화의 여파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달보다 정보처리·SW 업종이 25개, 연구개발서비스 11개, 건설 운수 5개, 농·어·임광업이 3개 줄었다. 기타 업종은 20개 감소했다. 제조업은 29개 늘었다.
성장을 거듭하던 벤처기업은 지난해 3월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12월 들어 97개가 증가하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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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는 경영환경 악화를 체감하고 있다. 2024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벤처기업 평균 영업이익은 2023년 1100만 원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총액은 전년 1조1520억 원에서 4219억7500만 원 적자로 돌아섰다. 협회가 실태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매출 5억 원 미만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19.2%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위기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협회 설문에 따르면 벤처기업들이 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자금 조달과 인력 확보, 기술 개발·사업화, 국내·외 판로 개척 등이다. 그러나 어느 하나 밝은 전망을 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는 11조9457억 원을 기록하면서 3년 만에 반등했지만, 벤처펀드 결성액은 10조55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해 향후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남겼다.
특히 고환율·고물가의 영향으로 내수경기가 침체한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중 92%가 국내 매출이다. 이 중 64.2%는 기업과 거래에서 발생한다. 주로 중소기업, 벤처기업(37.5%)과 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린다. 국내 산업 전반을 잠식한 경기악화의 영향이 벤처기업에 더 크게 돌아오는 상황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어느 때보다 벤처기업이 겪는 위기가 크게 다가오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벤처기업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