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완화’ 트럼프 2.0…국내 영향력은?

입력 2025-02-14 15:5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수수료 인하 정책 중단 영향 ‘제한적’
‘친(親)비트코인·반(反)CBDC’ 기조
국내 디지털자산 정책 추진엔 영향

(사진제공=하나금융연구소)
(사진제공=하나금융연구소)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트럼프 2.0(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금융정책’이 국내 금융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이미 수수료 인하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다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나 가상자산 등 국내 디지털자산 관련 정책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시, 트럼프 시대 : 금융정책도 다시 트럼프답게’ 금융 이슈 보고서를 발표했다.

트럼프 2.0 금융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규제 완화’다. 앞서 1기 행정부 때도 오바마 행정부의 ‘도드-프랭크법안’ 완화를 추진한 것처럼 2기 행정부에서도 금융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바젤III 규제 중 일부만을 시행하고 있는 미국은 ‘바젤III 엔드게임’을 통해 올 7월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규제를 최종 도입할 예정이었다. 바젤II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새로운 국제은행자본규제다.

바젤III 엔드게임 최종안은 지난해 9월 발표돼 현재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이사회, 연방예금보험공사, 통화감독청 등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규제 대상 은행을 확대하고 자본요건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규제안을 대폭 수정하거나 폐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총자산 1000억 달러 이상 은행 대상 규제 적용’을 재검토해 중소형은행의 규제 부담을 덜어주거나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

김혜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바젤III 엔드게임 지연 또는 철회 시 일본, 유럽, 영국, 캐나다 등 규제 도입을 준비 중인 국가 은행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젤III 규제가 이미 적용되고 있는 국내 금융정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등 특수 상황 발생 시 일정 기간 배제나 일부 완화는 가능하지만 바젤위원회 회원국인 만큼 이미 도입한 규제를 완화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수수료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대출금리체계 점검, 카드수수료 인하 등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서다.

앞서 금융당국이 실비용 내에서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개편방안을 시행하면서 지난달 13일 신규 대출부터 중도상환수수료율이 낮아졌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각각 0.75%p, 0.55%p 내려갔다. 또,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올 상반기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선정된 곳은 수수료율이 최대 0.10%p 내려간다.

다만, ‘디지털자산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정부가 우호적인 디지털 가상자산 정책을 추진할 경우, 국내 디지털 자산기본법 입법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 관련 입법은 크게 고객자산 보호를 중점으로 하는 1단계 입법과 가상자산시장 규제 공백 해소, 혁신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2단계 입법으로 구분돼 진행되고 있다.

반대로 CBDC의 경우, 국내 금융 시장 안착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트럼프가 CBDC를 두고 “개인의 경제활동을 정부가 감시하는 수단”이라며 강하게 반대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국가 간 CBDC지급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아고라 프로젝트’와 국내 이용자 대상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관련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전 세계 통화 결제의 45%를 차지하는 미국의 이탈 가능성이 커지면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서의 CBDC 위상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지금이 구매 적기” 불붙은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
  • 배우리 이베이 셀러 “NBA 카드 ‘덕질’하다 매출 1위 사업자 됐죠” [미니인터뷰]
  • “내 애인은 AI” 영화 ‘HER’는 이미 현실
  • '해리슨 포드'와 함께 돌아온 마블…새로 단장한 '캡틴 아메리카' [시네마천국]
  • 삼척서 열리는 정월대보름제…영암선 고구마 먹거리 잔치 [주말N축제]
  • “美 기업 추격 가팔라진다”…트럼프 관세 전쟁에 韓 반도체 ‘벌벌’
  • "금, 없어서 못 산다"…골드바 품귀 속 '금테크' 투자법은
  • 10년 기다림에 구름 인파…강서구 쇼핑성지 된 ‘전국 최대’ 트레이더스 마곡점 [르포]
  • 오늘의 상승종목

  • 02.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7,228,000
    • +0.93%
    • 이더리움
    • 4,063,000
    • -0.27%
    • 비트코인 캐시
    • 510,000
    • -1.54%
    • 리플
    • 4,208
    • +2.89%
    • 솔라나
    • 293,500
    • -1.91%
    • 에이다
    • 1,191
    • -2.06%
    • 이오스
    • 991
    • +0.71%
    • 트론
    • 358
    • +2.87%
    • 스텔라루멘
    • 532
    • +0.57%
    • 비트코인에스브이
    • 0
    • -1.73%
    • 체인링크
    • 28,670
    • -1.51%
    • 샌드박스
    • 602
    • -1.3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