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기업과 협력해 지역 맞춤형 전략
'성장 정체' 국내 시장 넘어 해외로
공공·금융 분야 집중 공략…DX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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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안 기업들이 보안 수요가 급증하는 중동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수요를 분석하고 각국의 법규와 문화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장 정체에 접어든 국내 매출을 보완하고, 해외 수익을 다각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17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사무소를 두고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지니언스는 ‘지니안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시스템’을 신규 공급하며 글로벌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지난해에는 중동 시장 최적화 ‘관리형 사이버보안 시스템’을 개발하는 국책 과제를 수주했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자사 데이터가 외부로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해외 고객이 많았다”며 “지니언스는 온프레미스 등 기업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구축해 데이터 보안을 높였다. 이 점이 중동 지역에서 지니언스 제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이유라고 본다”고 했다.
파수는 사이버나이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공공 및 금융 분야 기업 고객에 문서 보안 솔루션 ‘파수 엔터파라이즈 디알엠(FED)’ 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파수 관계자는 “DRM(데이터 보안) 솔루션이 한국에서 먼저 보편화됐고, 해외에서는 최근에 본격화됐다. 이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안기업 파수의 자회사 스패로우는 중동 보안 기업 ‘라스인포텍’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중동 지역에 스패로우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안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보안 기업 사이트와 합작법인(JV) ‘라킨(Rakeen)’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사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100% 소유한 기업으로, 지역의 디지털 전환(DX)을 주도하고 있다. 안랩 관계자는 “지난해 안랩이 라킨의 사업 전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매출이 발생했다”며 “현재 라킨은 다수의 사우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제안을 진행하는 등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향후 사우디 지역을 중심으로 세일즈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내 한국 보안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 전망이다. 특히 중동 내 압도적 점유율을 지닌 보안 강자가 없다는 점, 한국의 보안 솔루션이 중동 환경에 호환성이 높다는 점 등이 호재로 꼽힌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에선 한국 보안 제품의 수요가 높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상대적으로 자국 솔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데, 중동은 그런 부분에 있어 경쟁이 덜하다”라며 “순수하게 ‘기술 경쟁’ 할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은 기회라고 본다”고 했다.
실제로 중동 사이버 보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중동의 보안 시장 규모가 연평균 9.6% 성장해 2028년 234억 달러(약 32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