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로 골대사 질환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리지널 제품을 개발한 암젠,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기업의 뒤를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연이어 골다공증 치료제 성분 ‘데노수맙’의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허가를 획득했다.
암젠이 개발한 데노수맙은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 61억6000만 달러(8조8956억 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골흡수 억제 기전의 주사제로, 용량과 적응증에 따라 ‘프롤리아’ 또는 ‘엑스지바’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된다. 프롤리아는 60㎎ 용량으로 6개월마다 투약하는 골다공증 치료제이며, 엑스지바는 120㎎ 용량으로 골전이 암 환자와 골거대세포종 등의 치료에 쓰인다.
셀트리온은 이달 18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프롤리아와 엑스지바의 바이오시밀러인 스토보클로와 오센벨트 품목허가를 동시에 획득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3월 두 제품의 품목 허가를 각각 신청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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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도 서두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11월 스토보클로와 오센벨트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 데노수맙의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된 사례는 두 제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대웅제약과 스토보클로에 대한 전국 종합병원 및 병·의원 공동판매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최근 FDA와 EC로부터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2종의 품목허가를 각각 획득했다.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오스포미브’, 유럽에서 ‘오보덴스’로,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는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엑스브릭’의 제품명으로 승인됐다.
미국에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은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두 번째다. 지난해 스위스에 본사를 둔 산도스가 FDA로부터 프롤리아와 엑스지바의 바이오시밀러인 쥬본티와 와이오스트를 각각 최초로 허가받았다.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들이 다국적 기업들의 오리지널 제품이 선점한 국내외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는 암젠이 프롤리아를 비롯해 골형성 및 골흡수 억제 이중 기전의 이베니티(성분 로모소주맙)를 앞세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프롤리아는 미국에서 2월, 한국에서 3월, 유럽에서 11월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프롤리아가 등장한 2017년도 이전까지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골형성 촉진 기전의 부갑상선 호르몬(PTH) 계열 치료제 포스테오(테리파라타이드)가 선두 제품으로 꼽혔다. 이 외에도 MSD의 포사맥스(알렌드로네이트)와 로슈의 본비바(이반드로네이트) 등 골흡수 억제제 기전의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경구제가 사용되고 있다.
고령화와 골대사 질환 치료제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는 만큼, 국내외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 경쟁은 점차 격화할 전망이다. 골다공증 치료제 주요 실적은 2023년 기준 프롤리아는 40억4800만 달러(5조8501억 원), 이베니티는 11억6000만 달러(1조6764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2%, 47%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