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말 바꾸고 1년 만에 ‘한국 직진출’ 발톱 드러낸 이유[유승호의 유노우]

입력 2025-02-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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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커머스 시장서 성공 가능성 높게 판단했을 것"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시장 안착 사례 영향
토종 이커머스 업체 붕괴·미국 관세폭탄 진출 부채질
MAU서 1위 쿠팡 이어 3위에 테무 안착

“유 노우(, you know?)”는 상대방이 알고 있는지 되물을 때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상기할 때 쓰는 영어 표현이다.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흐름을 만들고 상대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주 쓴다. 유승호의 유노우는 유통업계에서 발생한 이슈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이슈 이면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짚어보는 코너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해외 쇼핑 앱 테무의 로고가 홈페이지 앞 휴대폰 화면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해외 쇼핑 앱 테무의 로고가 홈페이지 앞 휴대폰 화면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이커머스 업체 테무가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 직진출했다. 테무가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직진출까지 걸린 시간은 1년 반. 테무가 한국 시장 진출을 결정한 이유로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알리), 토종 이커머스 업체의 붕괴, 미국 ‘관세폭탄’ 영향 등이 꼽힌다.

19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전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 전개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다시 말해 한국인 판매자를 테무에 입점시켜 한국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오픈마켓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뜻이다.

테무는 한국 판매자를 모집하기 위해 웹페이지 테무 셀러 센터(Temu Seller Center) 내에 한국 테무 판매자 센터 페이지를 만들었다. 테무는 한국 판매자 중에서 재고를 보유하고 자체 주문 처리와 배송을 할 수 있는 업체를 모집할 예정이다.

테무가 한국 시장 직진출을 선언한 건 2023년 7월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그간 이커머스업계에서는 테무의 한국 시장 직진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때마다 테무는 직진출에 대해 부인해왔다. 한국에서 중국 상품 직접구매(직구) 사업만을 전개하던 테무가 한국 직진출을 결정하기까지 알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알리는 2023년 10월 한국 상품 전문관 K베뉴를 론칭하고 국내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시작 1년여 동안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걸며 한국 판매자를 빠르게 흡수했다. 작년 9월 기준 K베뉴 입점 판매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만큼 현재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가 올해 2월부터 K베뉴 입점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받겠다고 결정한 것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느 정도 안착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테무가 한국 시장에 직진출 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면서 “테무는 중국에서도 조심스럽게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알리의 한국 이커머스 시장 안착 사례를 보면서 직진출을 준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무 판매자 센터 홈페이지 (사진제공=테무)
▲테무 판매자 센터 홈페이지 (사진제공=테무)

이외에 한국 토종 이커머스 업체의 붕괴, 미국 ‘관세폭탄’ 영향 등도 테무의 직진출 결정을 부채질했다. 작년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사라졌고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1번가, G마켓, SSG닷컴, 롯데온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태다. 사실상 쿠팡 천하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테무는 성공 가능성을 점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월 평균 활성 이용자 수(MAU)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쿠팡의 MAU는 3302만 명을 기록했고 이어 알리(912만 명), 테무(823만 명) 순이었다. 알리·테무가 국내 이커머스를 제치고 쿠팡을 맹추격하는 그림이 만들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폭탄’의 직격탄을 맞게 된 테무가 한국을 ‘피난처’로 택했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800달러 이하 물품에 적용해온 면세 혜택을 종료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테무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테무가 최근 일본에서도 현지 판매자 모집을 시작한 것도 신시장 개척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테무가 관세 이슈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타격이 상당하고 이 영향을 테무 본사에서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관세 이슈를 피해서 다른 나라 시장을 두드리는 것 같은데, 테무가 갈 수 있는 시장이 많지가 않다. 그나마 한국에서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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