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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에 엔터와 미디어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양국의 니즈에 따라 긍정적인 환경이 형성된 상황이라 관련 종목들이 주목 받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21일 “언론 보도를 통해 오는 5월경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고조되고 있다”며 “엔터업계 공연 확대에 수혜 예상, 과거 대비 큰 규모의 공연 충분히 가능하고 미디어업계는 다시 중국 매출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한국 아티스트의 현지 라이브 공연,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콘텐츠를 제한하는 한한령이 시행됐다.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이번에 해제된다면 약 8년 만에 빗장이 풀리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현재 업계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K-POP 아티스트의 현지 공연, 콘텐츠의 방영 확정 등은 없지만,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는 보인다”면서 “작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한·중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회담과 이달 초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문한 국회의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만남에서 한·중 문화교류 활성화 이야기가 오간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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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시 엔터업계, 공연 확대 등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한령 이전 중국에서 공연을 했던 K-POP 아티스트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어를 진행한 것은 빅뱅이었다. 2015년 빅뱅의 월드투어 당시 중국에서 21회 공연에 26만 명의 관객을 모객했다.
최 연구원은 “한한령 이전과 비교할 때, K-POP 아티스트의 위상이 달라졌고 중국 현지에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탑티어급 아티스트 수도 크게 늘었다”면서 “빅뱅은 당시 1만~2.5만 석 내외 규모의 아레나 혹은 센터에서 투어를 진행했는데,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스케일이 훨씬 큰 공연장에서 콘서트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 한한령이 해제된다 하더라도 기 확정된 월드투어 일정이 있는 K-POP 아티스트들은 일부 도시에서 소수 회차 공연은 가능하나 내년부터 유의미한 중국 투어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중국 현지에서 인기 있는아티스트를 보유한 4대 엔터사 및 큐브엔터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업계 수혜도 예상했다.
그는 “중국 콘텐츠 판로 확대로 수혜 예상: 중국이 한국 콘텐츠 시장에 대한 빗장을 푼다면 콘텐츠 판매 채널이 확대되면서 이익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한국 콘텐츠는 현지 플랫폼 검색어 순위 등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여전히 중국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한한령이 해제되면 빠르게 심의를 받을 수 있는 구작 드라마 및 선판매된 드라마들이 방영되면서 국내 제작사 및 방송사에 매출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현지에서 해외 콘텐츠에 대한 쿼터제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한한령 이전처럼 대부분의 콘텐츠가 현지에 판매될 것이라고 가정하긴 어렵지만, 캡티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다수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 역량을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 콘텐트리중앙, SBS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