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K패션을 이끌어 갈 차세대 디자이너들이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했다.
21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테라스 성수에서는 ‘넥스트 인 패션’을 주제로 팝업 전시회가 열렸다. ‘랩폼(LABFORME)’, ‘유강(YOOGANG)’, ‘포어링(FORUSRING)’ 등 3개 브랜드가 2025년 봄·여름(25 S/S) 시즌 컬렉션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들 브랜드는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 장학 사업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5기 가운데 파이널리스트로 선정, 작년 3월부터 무신사로부터 브랜드 발매 준비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받았다. 이날 오전 11시 방문한 팝업 현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으나 각 브랜드의 핵심 컬렉션을 조명하고 있었다. 다소 긴장한 모습의 브랜드 디렉터들이 현장에서 컬렉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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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캐주얼하면서 빈티지한 의류를 선보인 김영규 디렉터의 랩폼 컬렉션을 볼 수 있었다. 김영규 디렉터는 “랩폼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면서 “‘글로잉 컴포트(Glowing Comfort)’라는 슬로건으로 빛나는 옷이지만 편안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단국대에서 패션디자인과를 전공하고, ‘지용킴’(JiyongKim)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지용킴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를 수상한 브랜드다.

김 디렉터는 랩폼의 주요 아이템으로 재킷을 소개했다. 랩폼은 천연 소재를 주로 활용하는데 이 재킷은 화려한 염색 기법이 들어갔음에도 면으로 만들어져 착용감이 편안했다. 김 디렉터는 “흐르는 듯한 느낌을 추구해 옷의 모양을 사람이 입을 때를 상상해서 세심하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랩폼의 재킷은 팔꿈치가 입체감 있게 튀어나와 있고, 몸을 타고 흐르는 듯한 라인이 특징이다.
김 디렉터는 "랩폼을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고감도의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며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랩폼이 빈티지한 분위기라면 옆에 자리한 유강은 보다 강렬한 인상이었다. 유강 브랜드는 실험적인 패턴과 무채색의 의류로 눈길을 끌었다. 유강현 디렉터는 “남자는 남자다울 때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다”며 유강을 “극대화된 남성미를 제안하는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유강의 핵심 아이템인 가죽 재킷은 패턴 디테일이 특징이다. 이번 컬렉션은 유 디렉터의 이야기를 담아 특별하다. 유 디렉터는 미국 뉴욕 주립 패션공과대(FIT)에서 맨즈웨어를 전공해 해외 장학생으로 MNFS에 참가했다. 그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스스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게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며 “모든 게 새롭게 느껴졌는데 그 느낌이 우주비행사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우주의 이방인’ 콘셉트를 녹여봤다”고 설명했다.

유강의 2025 S/S 컬렉션은 우주복과 우주선의 영향을 받은 직선적인 라인과 외계인 느낌을 살린 자유로운 곡선 라인으로 출시됐다. 독창적인 패턴과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소재와 반대되는 색 등 상반된 요소가 만나는 ‘충돌의 미학’을 추구한다. 시중 원단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직접 디자인한 원단으로 차별화했다.

그런가 하면 포어링은 사랑스러운 핑크 컬러로 여성 방문객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리본, 레이스 디테일로 Y2K 걸코어(Girlcore) 정수를 보여줬다. 나예원 디렉터와 장채연 디렉터는 “포어링은 ‘우리만의 고리’라는 뜻으로 브랜드와 고객 간 고리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그니처 컬러인 베이비 핑크를 의류뿐 아니라 팝업 공간에 곳곳에 배치했다.

나 디렉터와 장 디렉터는 중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로, 각자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포어링을 론칭하게 됐다고 밝혔다. 포어링의 이번 컬렉션은 크롭 기장과 몸에 딱 맞는 핏으로 디자인됐고 힙한 발레리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세종대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며 MNFS 프로그램에 지원한 나 디렉터는 “무신사로부터 사무실을 지원받아 제작과 포장 등을 편하게 할 수 있었고, 멘토링과 컨설팅 역시 도움이 됐다”며 “룩북 촬영지원도 우리 브랜드만의 색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장 디렉터는 “카테고리를 확장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는 글로벌한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