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육준서 '어리둥절'…그놈의 '중안부'가 뭐길래 [솔드아웃]

입력 2025-02-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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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요즘 뷰티·패션 업계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중안부'인데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등 공식 국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는 아니지만, 젊은 층 사이에선 중안부 관련 하나의 '공식'(?)도 자리 잡은 상황이죠. '중안부가 짧으면 예쁘다'는 겁니다.

중안부는 얼굴의 중앙 부분, 눈썹부터 코끝까지의 부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상안부는 이마를, 하안부는 인중부터 턱 끝까지를 뜻하죠. 중안부가 짧으면 동안의 이미지를, 길면 우아하고 성숙한 이미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아기 고양이 상'이 트렌드로 안착하면서 짧은 중안부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알파 세대에게 '워너비'와도 같은 아이돌부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끈 인플루언서들의 얼굴형을 분석한 콘텐츠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분석 대상은 인간만이 아닙니다. 강아지, 고양이, 심지어 판다 등 동물의 생김새까지 세세하게 뜯어 보는 게 요즘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몰입'에 대한 우려도 표하고 있죠.

▲(출처=유튜브 채널 '이사배 Risabae')
▲(출처=유튜브 채널 '이사배 Risabae')

중안부, 아직 감이 안 잡힌다고요?

키워드 검색량 분석 사이트 블랙키위에 따르면 20일까지 '중안부' 키워드 검색량은 2만1700건으로 전월 대비 약 357% 증가했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중안부'의 검색량 지수는 지난달 말부터 증가하더니 7일 기준 100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날은 4로 무려 25배 급증했죠. 검색량 지수는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주별·월별 각각 합산해 조회 기간(1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해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냅니다.

인스타그램과 X(옛 트위터) 틱톡,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중안부 관련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 팁부터 얼굴 근육 스트레칭과 괄사 방법, 시술과 수술 후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데요. 핵심은 간단합니다. 어떻게 하면 중안부를 짧게 보이게 할 수 있냐는 거죠.

'금손'으로 알려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의 '중안부 축소 팁' 쇼츠 영상은 게재 약 10개월 만에 291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구독자 약 30만 명을 보유한 뷰티 유튜버 김크리스탈의 '뒷트임, 중안부 축소 메이크업'도 4개월 만에 118만 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죠. 인중 축소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한 유튜버의 영상은 2개월 만에 조회 수 56만 회를 달성했습니다.

유명 연예인들의 얼굴형을 분석한 콘텐츠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합니다. 블랙핑크 제니, 있지 유나, 엔믹스 설윤, 뉴진스 하니, 아일릿 민주 등은 대표적인 '중안부 짧은 연예인'으로 거론되는데요. 모두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지닌 이들입니다.

▲20일 강남언니, 인스타그램 앱에서 '중안부'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 (출처=강남언니, 인스타그램 캡처)
▲20일 강남언니, 인스타그램 앱에서 '중안부'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 (출처=강남언니, 인스타그램 캡처)

콧등은 끊어주고, 입술은 도톰하게…기상천외(?) 수술까지

중안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더라도, 뺨에 생기를 더하는 블러셔는 알고 있을 겁니다. 블러셔 컬러는 물론 바르는 위치, 면적에 따라 얼굴형에 한 끗 차이가 생기죠. 과거 블러셔를 정직하게 '뺨 위'에만 발랐다면 최근엔 그 영역이 확장된 추세인데요. 볼뿐만 아니라 눈밑, 코, 턱, 관자놀이, 귓불까지 다양한 부위에 블러셔를 바르곤 합니다.

이 가운데 콧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최근 많이 포착되는데요. 볼과 콧등에 블러셔를 연결하듯 이어 바르는 겁니다. 얼굴에 가로 선을 더하면서 중안부를 더 짧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주죠. 코끝 등을 빛이 맺힌 것처럼 하이라이터로 강조해주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목구비를 '깎는다'고 표현하는 섀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콧등을 따라 일자로 길게 섀딩을 그리기보단 브러쉬 등 도구를 이용해 양을 조절하는 걸 추천합니다. 취향껏 콧대와 코끝을 끊어주듯 섀딩을 그려도 되죠.

애교살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은 해외에서도 'K-메이크업'의 특징으로 불리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도톰한 애교살은 눈 밑 여백을 채우는 효과를 줍니다. 컨실러로 눈 밑 그늘을 밝힌 뒤 어두운 컬러의 섀도로 자연스러운 애교살을 연출하면 됩니다.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펄 섀도나 글리터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중안부에 해당하진 않지만, 짧은 하관도 '동안 룩'에서 거론되는 요소입니다. 립펜슬이나 섀도 등을 활용해 입술 라인을 확장한 뒤 틴트나 립스틱, 립글로스를 바르면 인중과 하관이 짧아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죠. 특히 이 오버립 메이크업은 아이브 장원영, 르세라핌 허윤진, 에스파 윈터 등 인기 아이돌 멤버들의 무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면서 조명받았습니다.

중안부 축소 열풍으로 '패키지'까지 생겼습니다.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선 중안부를 짧아 보이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시술과 수술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에서 '중안부' 키워드를 넣어 이벤트를 진행하는 병원은 수십 곳에 달합니다. 리프팅부터 광대, 팔자주름 필러, 스킨 보톡스 등 여러 시술을 묶어 진행하는 병원이 적지 않죠. 입술 필러와 인중 보톡스, 입꼬리 보톡스 등이 합쳐진 '인중 축소 패키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귀 필러도 수요가 상당합니다. 정면에서 잘 보이는 귀를 가지고 있으면 얼굴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데다가 특히 중안부가 짧아 보인다는 건데요. '중안부가 짧아야 예쁘다'는 인식이 확산하게 된 배경엔 이 같은 시술·수술 마케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모든 시술과 수술은 멍, 통증부터 혈액 공급 장애 등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의의 상담을 거친 후 부작용을 비롯한 시술 후 주의사항 등을 숙지해야 하죠.

▲(출처=카일리 제너(왼쪽),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카일리 제너(왼쪽),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캡처)

조롱→외모 강박도 확산…'미의 기준' 계속 변하는데

이 같은 유행엔 자연스레(?) 부작용이 따라붙었습니다. 외모 강박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대표적입니다.

미디어의 영향으로 외모, 체중에 대한 강박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입니다. 일부 10대 여성 청소년 사이에선 극단적인 저체중을 추구하는 프로아나('찬성'을 뜻하는 Pro+'거식증'을 뜻하는 Anorexia의 합성어)가 유행마냥 번진 현상만 봐도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중안부 과몰입'으론 조롱도 이어지는데요. 중안부가 짧은 게 예쁘다고 여겨지다 보니 '중안부가 길면 예쁘지 않다'는, 극단적인 인식도 확산하는 겁니다.

'강철부대'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육준서는 최근 막을 내린 넷플릭스 연애 예능 프로그램 '솔로지옥4'에 출연했는데요. 여성 출연자를 "야"라고 부르는 등 언행으로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죠. 그런데 이 토론은 돌연 '중안부 논쟁'으로 흘러가 황당함을 자아냈습니다. 육준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섹시 중안부'라는 제목의 화보 촬영 영상을 게재하면서 유쾌하게 이를 받아치는 모습을 보였죠.

중안부가 짧으면 예쁘고, 중안부가 길면 예쁘지 않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엔 갇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외모 역시 수많은 유행을 거쳐왔는데요. 가장 큰 변화는 할리우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킴 카다시안, 카일리 제너 등은 모래시계 같은 몸매를 자랑하며 'BBL'(Brazilian butt lift) 트렌드를 이끌어 왔습니다. BBL은 배나 옆구리 지방을 흡입하고 엉덩이에 이식하는 수술인데요. 허리는 얇고 엉덩이는 크게 강조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 수술은 치사율이 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엉덩이엔 심장으로 직결되는 하대정맥이 얽혀 있어, 지방 이식 도중 혈관으로 잘못 흘러가면 심장과 폐를 틀어막아 즉시 사망할 수 있습니다. 합병증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어느 순간부터 카다시안 패밀리의 엉덩이가 작아졌다는 의혹도 나와 눈길을 끕니다. 현지에선 "유행에 따라 필러나 보형물을 넣었다 제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죠.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개인의 미적 선택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에 등장하는 유명인들은 이목구비부터 체형까지 '트렌드'로 해석되곤 합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변하면서, 대중도 끊임없이 몸을 바꿔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거죠.

구독자 116만 명을 보유한 뷰티 유튜버 써니채널은 최근 '외모 강박'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는 "만약 시술이나 성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원하는 것을 하면 된다. 하지만 외모 강박, 외부 환경의 자극에 의해 이를 고민한다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 "시술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얘기해드리고 싶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마시라. 성공 사례뿐 아니라 부작용 사례도 확실히 보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뷰티 행사에 가면 정말 예쁘고 아름다우신 분들을 많이 만난다. 그럼 자괴감이 들더라. 저도 모르게 (외모가) 충분하지 않고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제 철학은 내 본연의 이미지, 골격 등을 살리고 보완하자는 것이다. 헤어 스타일을 바꾼다든지, 다른 추구미대로 옷을 입는다든지. 또 저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상대적 박탈감, 외모 강박에서 많이 벗어나게 해준다"고 덧붙였죠.

성숙한 댓글 문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외모 강박의 굴레를 끊기 위해선 결국 자신의 매력을 중심으로 외모를 바라보는 의식과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행에 과몰입은 금물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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