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석 달 만에 3조 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렸고 GS건설은 2조 원대 실적을 쌓았다. 이들을 포함해 10대 건설사 절반이 1조 원 이상의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했다.
30일 건설업계와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전날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1979년 준공된 신반포4차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8층, 1828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총 공사비는 1조310억 원이다.
신반포4차를 품에 안으면서 삼성물산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5560억 원을 기록하게 됐다. 석 달 만에 지난 한 해 실적 3조6398억 원에 가까운 성과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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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운 삼성물산은 올해 1월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구역(1조5695억 원)을 시작으로 송파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 원), 송파 한양3차 재건축(2595억 원),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 원)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GS건설은 2조 원이 넘는 수주를 달성하며 삼성물산을 뒤쫓고 있다. GS건설은 1월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 원)과 중화5구역 재개발(6498억 원), 이달 봉천14구역 재개발(6275억 원)과 상계5구역 재개발(2082억 원)을 수주하며 2조1949억 원의 정비사업 수주를 기록하고 있다.
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과 6000억 원대의 신당10구역 재개발 시공권까지 획득하게 되면 GS건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4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롯데건설도 2조 원에 가까운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1월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3522억 원) 시공사로 선정되며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이번 달에는 GS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상계5구역(4257억 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함께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6790억 원), 수원 구운1구역 재건축(3525억 원)의 시공권도 확보했다. 이를 모두 합한 롯데건설의 현재 정비사업 수주액은 1조8000억 원가량이다.
포스코이앤씨도 1분기 만에 1조 원이 넘는 수주를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1조2972억 원)과 광진구 상록 타워아파트 리모델링(1560억 원) 등 총 1조4532억 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마수걸이가 늦었지만, 연산5구역(7657억 원)과 구운1구역(3126억 원)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1조 원을 넘겼다.

앞선 6년간 도시정비 수주액 1위를 차지했던 현대건설은 앞으로 개포주공 6·7단지와 압구정 2구역, 성수1지구 등 핵심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며 도시정비 사업 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안4구역 재개발과 단계주공 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8500억 원가량의 수주를 기록 중이고 DL이앤씨는 약 4000억 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는 아직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먹거리인 도시정비사업의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압구정과 여의도, 성수, 용산 등에 우량 사업장이 남아 있어 정비사업 수주는 더 늘어나고 수주전이 벌어지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