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하기 직전 5일 동안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적용 전의 '골든타임'을 노린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신한투자증권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9~23일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 건수(계약일·31일 기준)는 총 11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고가 계약은 40건(같은 가격 2건 제외)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고 24일 신규 매매계약부터 적용했다.
해당 기간 강남구는 74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그중 약 42%인 31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대치·청담동 등 강남구 내 주요 지역이 앞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어 거래가 억제돼 있던 가운데 그동안 누적된 매수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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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는 12건, 서초구는 6건의 거래 중 각각 1건이 신고가였다. 용산은 24건 가운데 7건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가장 비싸게 거래된 것은 압구정동 신현대 11차와 현대 1차다. 각각 전용면적 183.41㎡와 196.21㎡가 92억 원에 팔렸다. 계약일은 규제 발표 직후인 지난달 19일, 20일이다.
신현대 11차 183.41㎡는 직전 거래가 2024년 11월 30일 84억 원이었다. 넉 달 새 8억 원이 뛴 것이다.
신현대 12차(전용 155.52㎡)는 78억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2024년 11월 23일, 71억5000만 원)보다 6억5000만 원 상승했다.
대치동 한보맨션2 전용 190.47㎡는 58억5000만 원, 용산 이촌동 한강맨숀(101.95㎡)는 43억8940만 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용산 이촌동 한강맨숀은 이 거래 5일 전에 신고가를 쓴 바 있다.
단기간에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거래량·신고가 경신 단지가 급증한 것은 시장의 기대심리와 규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강남권은 장기적 가격 상승을 반복한 곳으로 이번 토허제 해제 직후 재지정까지의 '틈새 구간'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로 인식됐다"며 "이에 따라 선점하려는 기대심리가 매수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재지정 이후에는 갭투자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란 불인 심리가 확산되면서 막차 수요가 집중됐다"며 "특히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규제 적용 이전에 매입을 완료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급격히 유입돼 단기적으로 신고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