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하자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코웨이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31일 예정인 코웨이 정기 주총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안건을 주주 제안한 상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넷마블이 코웨이 이사회에 이사 선임 등 과도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니 집중투표제로 이를 막자고 주장한다. 넷마블은 코웨이 지분 25.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예컨대 선임 예정 이사 수가 5명인 기업을 1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은 100만 표가 아닌 500만 표가 되는 식이다. 보유한 의결권을 한 이사에게 몰아 투표할 수 있어 소수 주주가 추천한 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코웨이의 집중투표제 도입은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 좌지우지될 전망이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코웨이 지분율은 크지 않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60%가량 돼서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는 31일 주총 예정인 한국콜마의 지주회사 콜마홀딩스에 대한 경영 참여를 본격화했다. 시장에서는 경영 개입에 나서며 콜마홀딩스에 주주환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중론이다.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콜마홀딩스 이사회 진입을 위해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는 주주제안 의안을 올렸다. 또 콜마홀딩스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고 지분율은 5.02%에서 5.69%로 확대한 상태다.
이미 기업과 행동주의 펀드 간 대결을 마친 곳도 있다. KT&G는 올해 주총에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반대에도 ‘대표이사 집중투표제 배제’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본래 KT&G는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 사내·외 이사 후보를 동시에 복수로 집중투표를 했다. 다만 KT&G는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를 함께 투표하면 주주들의 권한이 오히려 침해될 수 있다고 보고 해당 안건을 상정했었다.
KB증권의 KB ESG솔루션팀은 “일부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 배당 확대를 넘어 이사회 진입과 집중투표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며 “기업들도 과거와 달리 중장기 사업전략과의 연계성, 구체적 ESG 개선 메커니즘, 투명한 성과측정 기준 도입 등 기업가치 제고를 중심으로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한편 올해는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에 더해 소액주주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액트나 비사이드, 헤이홀더 등 소액주주 플랫폼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은 자회사 제노스코의 중복상장 논란에 반발해 정기 주총에서 김정근 대표의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해당 안건은 부결됐고, 김 대표는 연임에 실패해 28일 임기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