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수도 28만5621좌로 늘어…"금값 상승세 이어질 듯"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은행 골드뱅킹(금 통장) 잔액이 사상 처음 1조 원을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전날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8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말(5604억원) 대비 약 80%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골드뱅킹 계좌 수도 24만4146좌에서 28만5621좌로 4만1475좌(16.98%) 늘었다.
골드뱅킹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금을 매입해 통장에 예치해주는 방식으로, 실물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금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골드뱅킹으로 몰리고 있다.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말 7822억 원에서 올해 1월 말 8353억 원, 2월 말 9165억 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금값 급등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철강·플라스틱·자동차 등 주요 산업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데 이어 국가별 상호 관세 조치를 예고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 덩달아 안전자산 투자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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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현물가격은 3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 거래일 대비 1.38% 상승한 온스당 3157.4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162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 역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온스당 3149.90달러로 종가 기준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2분기까지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 등 무역분쟁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안전자산 성격의 금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