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ㆍ과세 이중고에 안전자산 수요↑
투자자는 골드바, ETF에 집중
전문가 "단기 조정 이후 상승 지속할 것"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값은 유례없는 '온스 당 3100달러' 선을 돌파하며 고점을 뚫고 질주하고 있지만, 전문가는 상승 여력이 더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압박ㆍ관세 불확실성 등 우려로 안전 자산에 꾸준히 수요가 몰리면서다. 투자자는 골드바 매매, 상장지수펀드(ETF) 등 여러 금 투자 상품을 찾아 나섰다.
3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금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0.11% 하락한 트로이온스당 3123.3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연 이틀간 1%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금 선물 가격은 이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온스 당 3100달러를 처음 돌파하는 등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19% 가까이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안전자산인 금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상무부가 28일 발표한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해진 것이다. 근원 PCE는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유심히 본다고 알려진 지표로, 추후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다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투하할 '관세 폭탄' 우려도 금 수요에 더욱 불을 지필 전망이다.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특정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취임 이후에도 관세를 일종의 외교 수단으로 사용하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에 빠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발표할 새로운 관세 정책의 구체적 방식을 조율하고 있으며, 관세 부과국을 대폭 늘리고 관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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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내 금 투자 수요가 활발해졌다. 실물 투자 방법 중 하나인 골드바 매매는 이미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5대 은행 중 신한·NH농협·하나은행만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을 만큼 품귀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외, 증권사에서 금 거래 전용 계좌를 개설하고 KRX 금시장을 통해 거래하는 방법, 은행에서 금 통장을 개설해 매매하는 방법 등이 주목받고 있다.
통상 일반 투자자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으로는 금 ETF가 꼽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에는 지난 1개월간 약 178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전체 ETF 중 자금 유입 6위였으며, 같은 기간 수익률은 6% 남짓이었다. 미국ㆍ캐나다 등 글로벌 금 채굴 관련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ETF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도 같은 기간 17% 넘게 상승하며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전문가는 앞으로 금 가격이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의 명목 및 실질 가격이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모두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점은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일 수 있다"라며 "금 가격의 조정 가능성은 열어 두나 낙폭은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하며, 단기 조정 이후 상승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