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뒤 발표할 상호관세 경계감 속 혼조로 종료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7.86포인트(1.00%) 오른 4만2001.76에, S&P500지수는 30.91포인트(0.55%) 상승한 5611.85에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70포인트(0.14%) 떨어진 1만7299.29에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은 4영업일 만에 반등했다. 나스닥은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개월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이달 다우는 5.2%, S&P500은 6.3%, 나스닥은 8.1% 각각 뒷걸음질 쳤다. 이달 S&P500과 나스닥은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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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기준으로 보더라도 다우(-1.3%), S&P500(-4.6%), 나스닥(-10.5%)은 모두 아래를 항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와 나스닥지수가 2022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오후나 2일 오전 상호관세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4월 3일 0시를 기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조치를 발효할 예정이다.
이에 세계 무역 전쟁이 심화돼 경제성장이 침체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다만 이날은 월말 및 분기말을 맞아 기관투자가들이 자산 배분을 조정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한 것이 일부 반등 요인이 됐다. 또 경기 방어주에 자금이 유입된 것도 주가를 지지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0.63(2.91%) 오른 22.28로 집계, 2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기술주는 부진했다.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엔비디아(-1.18%)·마이크로소프트(-0.90%)·테슬라(-1.67%)·아마존(-1.28%)·메타(-0.07%) 등 5개 종목 주가가 내리고 애플(1.94%)과 알파벳(0.20%) 2개 종목만 상승했다.
모더나가 8.9% 급락한 것을 비롯해 제약사 주가가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담당 고위 당국자가 ‘백신 음모론’을 신봉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과 갈등 끝에 강제로 사직을 당했다는 보도가 28일 나온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파 성향의 케이블 뉴스 채널 뉴스맥스는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720% 폭등했다. 시초가는 14달러, 마감가는 82.25달러였다.
국제유가는 31일(현지시간) 원유 수급 불안이 고조되며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12달러(3.06%) 오른 배럴당 71.4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1.11달러(1.51%) 상승한 배럴당 74.74달러로 집계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휴전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미국 정부의 제재 강화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유가가 뛰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러시아를 겨냥해서 한 달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뿐 아니라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에도 25~50%의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도 유가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란이 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전례 없는 폭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2차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면서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2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라고 알렸다.
유럽증시는 미국의 주요 관세 발효가 임박한 가운데 줄줄이 하락했다.
31일(현지시간) 범유럽증시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8포인트(1.51%) 하락한 533.92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298.03포인트(1.33%) 내린 2만2163.49에, 영국 런던증시 FTSE지수는 76.04포인트(0.88%) 하락한 8582.81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지수는 125.37포인트(1.58%) 내린 7790.7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들은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비롯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불안감에 하락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실망감은 더 커졌다. 그는 전날 NBC뉴스 인터뷰에서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관세로 인해 가격을 올리더라도 아무런 관심 없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자동차 주가는 일제히 흔들렸다. 스톡스자동차ㆍ부품지수는 2.6% 하락했다. 폭스바겐은 3.51% 하락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2.86%, 르노는 2% 내렸다.
광물 관련주도 부진했다. 스톡스기초자원지수는 3.29% 하락하며 2020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기업으로는 글렌코어가 4.19%, 리오틴토가 2.75%, 안토파가스타가 3.67% 하락했다.
국제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발효가 임박한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현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8% 상승한 온스당 3157.4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162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물 선물가격 역시 3149.9달러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값은 올해 들어 18% 상승했다. 이미 19차례에 걸쳐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 가운데 3000달러 돌파는 7차례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효가 임박하자 주요 시장에 불확실성이 번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헤라우스메탈의 알렉산더 줌페 귀금속 트레이더는 “금값 랠리는 지정학적 긴장, 인플레이션 우려, 강력한 투자자 수요 확대로 촉진됐다”며 “지금의 거시경제 환경, 특히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과 중앙은행 정책을 고려할 때 현 추세는 단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일 오전 8시 2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14% 상승한 8만2530.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0.72% 오른 1821.4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2.02% 하락한 2.09달러로, 솔라나는 0.47% 오른 125.43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효를 앞두고 보합권에서 마무리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거의 변동 없이 마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한 1.08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1% 상승한 1.2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1% 오른 149.96엔으로 집계됐다.
달러 투자자들은 4월 2일 미국 관세 부과에 앞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히텔 외환 투자전략가는 “이날 거래한 사람들은 분기 말 재조정이 필요해 거래한 사람들뿐”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모두 4월 2일 관세와 4일 비농업 고용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