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가상자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2위 사업자인 빗썸도 흑자로 전환하며 시장 회복의 수혜를 누렸다.
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원화 거래소들의 실적은 거래량 증가에 힘입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초와 연말 각각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시장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은 4만4000달러 선에서 12월 중순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넘어섰고, 전체 시가 총액도 1조6500만 달러에서 최대 3조7000억 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업비트가 시장 회복의 과실을 상당 부분 가져갔다. 두나무가 지난달 28일 공시한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의 연간 매출은 약 1조7315억 원이다. 직전년도(2023년) 매출 1조154억 원에서 약 70%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6408억 원에서 1조1863억 원으로 약 85% 늘어났다. 3조21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1조 원대를 회복했다.
업계 2위 빗썸도 1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달 31일 빗썸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의 지난해 매출은 2023년(1358억 원) 대비 약 265% 증가한 496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48억 원 적자에서 지난해 130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고, 당기순이익도 565% 증가한 1618억 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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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기준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은 아직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지만, 2대 주주(지분율 38.42%)인 컴투스홀딩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약 442억 원의 매출과 5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빗과 고팍스의 경우에는 거래대금을 기반으로 대략적인 매출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코인게코 데이터 기준 지난해 코빗과 고팍스의 연간 거래대금은 각각 약 11조 원과 10조 원으로, 업계 전체 거래대금의 0.08%에서 0.1%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를 고려하면 두 거래소는 80억 원에서 1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올해도 글로벌 시장 상황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봤다. 특히 국내 업계에는 당국이 최근 공개한 법인 시장 참여 로드맵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인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현재 고착화한 업계 점유율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면서 “법인 고객 대응을 어떻게 준비했는지가 향후 생존에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금이 몰려드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금융기관 및 영리법인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은 돼야 변화가 생길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