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외 ‘마이너스’에 코스피 상승률 밑돌아
외국인은 29.29%, 기관은 28.36%로 ‘양호’
현대로템 등 방산주 수익률 주도

국내 증시에서 올해 1분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개미(개인투자자)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해 1분기(1~3월) 유가증권 시장(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92%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40%)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SDI(7715억 원) △현대차(4714억 원) △HD현대일렉트릭(3554억 원) △삼성중공업(3499억 원) △한화오션(3315억 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중 한화오션(79.65%)과 삼성중공업(19.29%), 한화엔진(15.24%) 등 조선주가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 한미 양국 간의 조선업 협력을 언급하면서 주가가 수혜를 입었다.
다만 나머지 종목들이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수익률은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SDI는 이차전지 업황 악화에 더해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까지 악재로 작용하며 주가가 1분기에만 24% 가까이 하락했다. 국내 대표 전력주인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23.56% 하락했다.
개인투자자와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1분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종목 평균 수익률은 29.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 상위 10종목 평균은 28.36%로 외국인 투자자와 비슷한 성과를 거뒀다.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이들의 수익률은 방산주가 주도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 모두 많이 순매수한 현대로템이 1분기 111.27% 올랐다. 이 외에도 외국인 순매수 2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92.04%)와 기관 순매수 5위인 한화비전(79.43%) 등도 전체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유럽이 방위비 증액을 추진하는 등 방산 기업에 좋은 이슈들이 늘어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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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1분기 수익률 상위권을 주도한 조선주와 방산주의 향방은 공매도가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부터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서 대차잔고가 크게 늘어난 두 업종에 공매도 물량이 유입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가 증가한 업종을 중심으로 공매도 유입 가능성이 커 단기적인 ‘수급 쇼크’ 가능성이 있어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대차잔고가 크게 증가한 업종으로는 방산 섹터를 중심으로 급등한 상사·자본재 업종과 기계, 조선 등 연초 대비 상승이 뚜렷한 업종이거나,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 신용융자 비율이 높고 모멘텀이 약한 업종”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