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 행사하자
위원장에 사의 표명…계엄 이어 두 번째
"제2의 LG엔솔 우려…주주에 귀 기울여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계엄 사태에 이어 상법 개정안 거부를 두고 다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상법 개정안에 찬성하며 이를 위해 직을 걸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만류하면서, 이 원장의 거취 결정은 4일 헌재 선고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상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께 연락드려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진행자가 '사의를 일단 표명했냐'고 질문하자 "금융위원장께 드린 말씀을 하나하나 할(알릴) 수는 없지만 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은 맞다"고 답했다.
사실상 두 번째 사의 표명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이 원장은 2월 25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제5차 청문회에서도, 비상계엄 사태 당일 최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하자 "부총리께서 그만두시면 저도 같이 그만두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만류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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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최 부총리, 김 위원장 등이 이 원장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오늘 밤 미국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이후 환율이라든가 금융시장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내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안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 이슈나 대응을 논의한 후 (거취 문제를)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4일 헌법재판소 선고 결과에 따른 대통령 복귀 여부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임명권자가 대통령인 이상 어떤 입장 표명을 하더라도 대통령께 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장 임기 종료 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대해 "22대 총선에서 출마를 권유하신 분들이 좀 있었다. 가족들과 상의했을 때 결론은 (정치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냈다"고 했다. 이어 "25년 넘게 이제 공직 생활을 했으니까 혹시 할 수만 있으면 민간에서 좀 더 시야를 넓히는 일들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한 대행의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다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의요구권은 헌법 가치 위반 등 제한적으로 행사하는 원리"라며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기 힘들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었다"고 첨언했다.
또 "재계는 상법 개정도 반대했지만, 순한 맛으로 마련한 자본시장법도 아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상법을 개정해야 하냐'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그 말이 일리가 있지만, 진정한 울림이 있으려면 과거 SK이노베이션 합병 문제에서 시장이 받은 충격, 주주들의 마음에 진심으로 귀 기울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재계가 자본시장법, 상법개정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제2의 LG에너지솔루션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못한다"며 지적했다. 과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시키면서, 기존 LG화학 주주들이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지난달 31일 공매도 재개 이후 불안정했던 증시 상황에 대해서는 "일부 조정의 종목이 있었던 것은 맞으나, 국제적으로 봐야 한다. (미국) 상호관세 여파에 따른 조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매도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측면이 있어 무조건 존재해야 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