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 전통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6일 기획재정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함께 우리술의 품질 고급화와 전통주의 복원, 대표적인 브랜드 육성 등을 골자로 하는 '우리 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우리의 전통주를 보다 고급화하고 세계인이 사랑할 수 있는 명품주로 육성해 오는 2017년 10억달러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술 시장 규모는 2008년 출고가를 기준으로 8조6000억원으로 이중 소주와 맥주, 위스키 등이 전체 시장의 87%를 차지하고 있으며, 탁주와 약주를 포함한 전통주는 3.6%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소주와 맥주, 탁주 등의 주원료는 80~90% 이상이 수입 농산물이나, 프랑스 와인이나 독일 맥주, 일본 사께의 경우는 100% 자국산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술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마련을 계기로 올해를 우리 술이 세계적 명주(名酒)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품질 고급화 ▲다양성 확대 ▲우리술 세계화 ▲농업과 동반발전 ▲추진체계 정비 ▲건전한 술문화 조성 등 여섯가지 중점전략을 세웠다.
우선 우리 술의 품질고급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품질을 보고 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주류 성분표시제와 주원료에 대한 원산지표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품질인증과 지리적 표시,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도를 확대하고, 술의 품질을 결정하는 양조전용 품종과 누룩, 재배방법에 대한 기술개발을 확대·보급할 계획이다.
더불어 우리 술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술을 제조할 수 있도록 유도해 전통을 복원하고,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술 제조와 관련된 규제도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술 제조면허 조건인 제조시설 기준을 대폭 완화하여 술산업 신규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전통주 제조면허의 경우 누룩제조용 국실 보유기준도 폐지하기로 했다.
또한 전통주에 대한 주문자 생산방식(OEM) 제조를 허용해 소규모 제조자의 시설가동률 제고를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유통망이 약한 전통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제조자의 인터넷 판매를 허용하고, 전통주 판매전용 포털사이트를 운영을 통해 마케팅능력이 부족한 전통주 업체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브랜드 세계화를 위해서는 주종별 대표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고 홍보 및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며 특히 막걸리의 세계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건전한 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녹색식생활 국민운동본부' 등 민간단체와 함께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하는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술은 규제의 대상으로만 여겨져 왔으며, 산업으로서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우리 술은 가업(家業)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향한 산업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