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이름만 듣고 투자하기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펀드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운용사들이 효과적인 운용 및 수수료 체계 등을 고려해 같은 펀드이름에 숫자만 다른 이른바 '시리즈 펀드'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 펀드들은 같은 이름의 펀임에도 불구, 수익률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4(주식)종류A'는 연초이후 59.6%의 수익률을 기록,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인 52.66%를 상회하며 양호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G 1(주식)종류A'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50%를 하회하는 등 시장 평균 성과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규모가 커지면서 운용 효율성을 고려해 시리즈펀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증시에서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데 있어 펀드 규모가 너무 크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디스커버리 4호펀드의 경우 2007년 9월에 설정됐으며 2호는 2005년 11월에 설정됐다. 먼저 출시된 2호펀드의 설정액이 2조원을 넘어서면서 추가로 3호, 4호펀드가 출시된 것.
이 관계자는 "운용전략은 시리즈펀드 모두가 동일하며 공동운용 시스템을 통해 모델 포트폴리오의 70%를 편입토록 되어 있다"면서 "다만, 펀드별 설정된 시기 등에 따라 펀드성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신영투신운용의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 3(주식)'은 연초이후 62.05%의 성과를 기록 중인데 반해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A'는 45.2%의 수익률을 기록, 동일한 이름의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마라톤 3호펀드는 지난 2004년에 설정됐고 설정액이 30억원대인 반면 1호펀드는 2002년에 설정됐으며 설정액이 86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신영투신운용 관계자는 "보수 체제 및 매니저가 다른 까닭에 시리즈펀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펀드는 제 각각 운용되고 있지만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70%는 비슷하게 가져가며 나머지 30%는 각 펀드매니저에 따라 편입종목이 달라진다"며 "펀드마다 각기 다른 가치주가 편입되다 보니 펀드 성과에서 차이가 나게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운용중인 시리즈 펀드에서 수익률 차이가 관찰됐다.
결국 시리즈펀드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펀드 가입시 따져봐야 할 것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시리즈 펀드의 경우 설정규모가 너무 커서 운용상의 부담을 덜고자 추가 설정된 펀드들이 많다"면서 "이 경우 기본적인 운용전략의 차이는 없고 편입비 등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펀드 가운데 1, 2호 펀드들이 추가입금이 안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시리즈 펀드 모두를 열어둔 경우 투자자들은 기간 수익률 등의 비교를 통해 펀드 성과를 점검한 후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며 "다만, 펀드 설정시기에 따라서 누적수익률이나 기간별 수익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